매일신문

국민앵커 왜 고배 마셨나? '딴소리하는 엄기영'(동영상)

4.27 재보선의 최고 승리자 손학규 당선자 못지 않게 화제를 낳고 있는 인물은 바로 최문순 강원도지사 당선자.

MBC 사장 출신이기는 하나 인지도에서 엄기영 앵커에 족탈불급이었고, 겨우 비례대표 의원 3년이 정치 경력의 전부인 최문순에게 강원도지사라는 거대한 역할을 안겨준 X맨이 엄기영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앵커 엄기영 후보가 쓰라린 패배를 직면하게 된 결정적 요인은 서너가지다. 우선 팬션에서의 불법 전화홍보 적발을 들 수 있다. 적발된 불법 전화홍보원들은 마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이상한 기분마저 들게 했다. 팬션에서 선관위에 적발되어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우왕좌왕하는 중년여성들의 모습은 한나라당에 대한 깊은 상처와 함께 '클린' 이미지로 정치신인 다운 패기와 전문지식 그리고 당당함을 보여줘야할 엄기영 후보를 불법선거이미지로 오버랩시키며,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또하나 엄기영 후보에게 결정타를 날린 것은 낙마한 이광재 전 지사 부부. 아직도 상당한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는 이광재 전 지사는 최문순 후보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였고, 또한 이광재 전 지사 아내도 최문순 후보에 대한 지지는 남편에 대한 지지에 다름아니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광재 전 지사 부부의 선거운동은 강원도민들의 표심을 최문순 당선자 측으로 이동시켰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의 최대 장점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득표로 연결시켜야할 TV토론회에서 불거진 엄기영 후보의 거듭된 미스테이크.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이슈가된 TV토론회에서 앵커 출신의 세련미와 인지도를 지닌 엄기영 후보는 TV토론회를 통해 지지자를 확장하기는 커녕 표를 까먹었다. TV토론회에서 본전도 못건지고, 오히려 큰 타격을 입었다. 국민앵커가 TV토론회에서 자신의 정치철학이나 강원도를 살릴 전략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딴소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강원도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TV토론회를 통해 표를 잃어버린 엄기영의 역설은 시민들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편집해서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확인된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14년 경력의 엄기영 후보는 전혀 앵커 경력은 없는, 그야말로 강원도 감자바위 이미지를 지닌 최문순 후보와 맞서 '황당한' 장면을 여러번 노출하고 말았다. 상대방의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거나, 황당한 답변, 그리고 반복 답변을 하는 엄기영 후보자의 토론회 장면은 동영상을 타고 계속 반복 노출되었다.

어떤 동영상은 무려 24만번 이상 히팅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화제가 된 것의 제목은 "딴소리하는 엄기영"이었다.

이 토론에서 최문순 후보가 "엄 후보는 '이광재 전 지사가 참여정부에서 기소됐다'고 했는데 이 전 지사가 기소된 것은 2009년 3월 26일인데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하자, 엄 후보는 엉뚱한 답변을 이어갔다.

엄 후보는 "이광재 전 지사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이 전 지사는 어떻게 보면 비운의 정치인이었고 결국 민주당이 재판 중인 이 전 지사를 공천해서 다시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후보가 "우선 사실 관계 여부를 확인해 달라",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해 달라"고 재차 재촉했지만 엄 후보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강원도지사 재보선에 국민의 혈세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만큼 민주당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이런 엄 후보의 모습에 토론 사회자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24만에 달했다. 이외에도 엄기영 개콘 동영상도 적지않게 노출되면서 엄 후보에게 뼈아픈 패배를 초래한 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영상이 선명하지 못합니다. 이해해주십시오)

뉴미디어국 최미화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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