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식중독균에 발암 물질까지 왜 이러나

매일유업이 발암성 물질인 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가 첨가된 사료를 먹인 젖소의 유분을 어린이용 우유 제조에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지난해 12월 농림수산식품부의 사용 중단 권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계속 문제의 사료를 사용해 소비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안전성 여부를 떠나 일부 기업의 이 같은 독불장군식의 행태는 분명 문제가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소독제나 살충제 등에 쓰이는 발암성 물질이다. 매일유업 측은 "잔류 검사 결과 자연적으로 검출되는 극미량에 불과해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호주 정부의 특허를 받은 사료로 호주에서도 오랫동안 사용해 왔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성도 공식 인정받았다"고 해명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매일유업 측은 국내 타 우유회사의 어린이용 우유에도 0.03ppm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기들만 포름알데히드 사료를 먹인 게 아니라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굴지의 우유업체가 정부 권고와 소비자 불만을 흘려듣고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으로 고집하는 것은 올바른 대응 자세가 아니다. 앞서 지난 3월 매일유업의 분유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밝혀 논란이 있었다. 당시에도 매일유업은 한국식품연구원 등 11개 외부 기관에 즉각 성분 검사를 의뢰해 해당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문제의 사료를 먹인 젖소 유분을 어린이용 우유 생산에 썼다는 사실에 주부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을 중시해야 한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파장을 염려해 이미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생산을 중단해야 하느냐며 소비자들의 불만을 묵살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매일유업은 '외국에도 쓰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는 식의 변명만 할 게 아니라 과연 안전성에 문제는 없는지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재확인하고 소비자를 먼저 안심시키는 게 기업의 도리다.

정부는 28일 포름알데히드 사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문제가 된 매일유업을 비롯한 우유업체 4개사의 우유에 대해 정밀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우유업체의 주장대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과학적으로 철저히 조사해 결과를 공표하고 소비자들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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