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재보선 투표일 다음 날인 28일 실시한 조사 결과, 손학규 대표는 지난주 대비 5.0% 포인트나 급상승한 13.5%를 기록했다. 반면, 줄곧 2위를 유지했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지난주 대비 2.1% 포인트 하락한 1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3위로 내려앉았다. 확고부동한 대선후보 선호도 1위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주 대비 3.8% 포인트가 떨어진 28.4%를 기록, 30%대의 벽을 무너뜨리며 20% 대로 내려앉았다.
민주당의 다른 후보들도 조금씩 상승했다. 재보선 승리로 인한 야권의 상승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지난주 대비 1.6% 포인트 오른 5.5%로 4위를 기록했다. 5위 정동영 최고위원 역시 0.9% 포인트 오른 4.8%를 기록했으며, 6위는 오세훈 서울시장으로 1.2% 포인트가 내려가 4.5%를 기록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4.0%,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2.8%,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2.1%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여론조사기관인 모노리서치가 같은 날 실시한 조사에서도 손 대표는 3월 15일 조사의 7.7%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14.9%로 34.4%로 1위를 차지한 한나라당 박 전 대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손 대표의 2위 등극은 예상했던 결과였지만 그동안 부동의 2위를 기록했던 유 대표는 3.6% 포인트나 떨어진 7.1%를 기록, 오세훈 서울시장(8.1%)에게도 밀리며 4위로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1위와 2위를 차지한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지지율 격차는 19.5% 포인트로 여전히 크지만 최근 들어 1, 2위 간 격차가 가장 많이 좁혀진 결과다. 4'27 재보선 수습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내분이 심화되는 반면 민주당의 순항이 이어질 경우 두 사람 간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손 대표의 지지율 급등에 대해 손 대표 측은 호남의 지지율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호남에서 '이제 손학규로 해보자'는 심리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모노리서치 조사 결과는 호남권에서 손 대표 지지율이 지난달 23%에서 35.3%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남의 지지도를 돌이켜보면 상승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전당대회 직후 손 대표의 지지율이 15% 선까지 올랐다가 오래가지 못하고 급락한 사례를 들어 선거 승리의 분위기가 차분히 가라앉는 1, 2개월이 지난 뒤에 나오는 지지율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분석도 없지는 않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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