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가난했던 시절에 유행하던 구루병은 먹고사는 게 나아지면서 발병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소아 및 청소년 사이에 다시 유행하고 있다. 최근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체내 비타민D가 부족한 7개월 안팎의 영'유아 35명과 엄마 11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전체 아이의 80%가 구루병으로 진단됐다.
◆비타민D 부족이 원인
구루병은 비타민D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 비타민D에는 D₂와 D₃가 있다. 비타민D₃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자외선이 꼭 필요한데 자외선 노출이 부족할 때 비타민D 부족도 발생한다. 비타민D₂는 채소 섭취가 부족할 때 결핍이 생긴다.
햇볕을 잘 쬐지 않는 산모가 비타민D가 부족한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하면 아이에게 결핍 상태가 그대로 대물림되며, 게다가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이런 비타민D 결핍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게 된다. 최근 어린이 야외활동이 크게 줄었고,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햇볕을 차단해 결국 비타민D 부족이 발생해 구루병이 다시 유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개골이 물러지기도
두개골, 특히 후두골과 측두골의 골질이 얇아지고 물러진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탁구공 모양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두개로'(craniotabes)라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정상 신생아, 특히 이른둥이의 경우 정상적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병적인 구루병과는 구별해야 한다. 구루병 환아의 경우, 대천문이 크고 닫히는 것도 늦다.
이 밖에 가슴뼈가 앞으로 튀어나와 새가슴 모양처럼 보일 수도 있고, 손목, 발목 끝부위가 부은 것처럼 두드러지게 만져진다. 아이가 서면 다리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굽는 내반슬, 외반슬 등이 나타난다. 골절도 잘 일어난다.
이런 임상적 증상과 함께 혈액, 소변 검사를 통한 생화학 검사, 방사선 사진 검사를 종합해 진단할 수 있다. 비타민D의 결핍 외에도 비타민D의 유전적 대사장애로 나타날 수도 있다. 생화학 검사와 가족력을 통해서 구분할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약한 것을 자주 발라야
비타민D₃ 등을 먹으면 혈액, 소변 검사는 1주 내에, 방사선 사진에서는 2~4주 내에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타민D 대량요법의 경우, 치유가 빠르며 통상적인 비타민D 치료에 안 듣는 저항성 구루병을 조기에 감별할 수 있다.
우유나 생선처럼 칼슘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고, 매일 일정한 시간 햇볕을 충분히 쬐면 구루병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햇볕이 부족한 산모의 모유를 먹는 경우나 이른둥이의 경우, 따로 비타민D를 보충해야 한다. 모유를 먹는 경우, 이유식을 적절히 섞어 먹이는 것이 필요하며, 따로 비타민D를 보충할 경우 임신이나 수유 중인 산모의 비타민D 일일 권장량은 400IU(비타민량 효과 측정용 국제 단위)이다. 성인의 하루 비타민D 권장량은 200IU 정도로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면 생성되는 양.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경우, 두껍게 바르는 것보다 자외선 차단지수 10 이하의 차단제를 자주 바르는 것이 낫다. 일단 구루병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초기에 지속적인 치료를 받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이은실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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