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나비부인' 독일 공연은 소프라노 류진교의 기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공연이었다.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여주인공 초초상은 15세의 소녀 게이샤다. 15세 소녀 정도의 몸집을 가진 배우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기는 쉽지 않다. 특히 남자 주인공 핑커톤의 아리아는 1막과 비교적 짧은 3막에 집중돼 있을 뿐 전체적으로 주요 장면과 노래는 초초상 역의 프리마돈나가 이끌어가게 돼 있다.
따라서 초초상은 거의 공연 내내 무대 위에서 노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현을 요구하는 드라마틱한 장면이 많다. 그래서 나비부인 역을 맡는 프리마돈나는 대부분 몸집이 큰 소프라노가 자주 출연했고, 가냘픈 여인 초초상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공연에서 나비부인 역으로 출연했던 소프라노 류진교는 '나비부인'을 정확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교적 작은 체구인 그녀는 초초상의 이미지와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풍부한 연기력과 노래로 초초상의 다양한 심정을 정밀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 작품의 2막은 거의 대부분 나비부인인 초초상이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2막에서는 노래뿐만 아니라 고도로 세련된 몸짓 연기와 표정이 요구된다. 베테랑 배우 류진교는 떠나고 오지 않는 남편 핑커톤을 기다리는 초초상의 절망과 기대, 노심초사한 심정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말 한마디 없이 먼 곳과 가까운 곳을 쳐다보기만 하는 장면에서 류진교는 '무언(無言)으로 100가지 심정을 보여주는 표정연기'를 펼쳐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옛 일본 여인들의 몸짓과 걸음걸이 표현은 일본 여성보다 더 일본적으로 보였다. 많은 관람객과 현지 극장 관계자, 공연을 지켜보았던 국내 오페라 전문가들 모두 그녀의 노래와 연기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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