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00주년 맞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설정 100주년을 맞았다. 지난달 8일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은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7일부터 15일까지 생명나눔대축제와 전시회, 강연회, 청소년 행사 등 다양한 경축행사를 열고 15일에는 대구시민운동장에서 100주년 기념 감사 미사도 봉헌한다. 서울대교구가 1831년 설립된 조선교구를 이어받은 것을 감안하면 100주년을 맞은 교구는 대구대교구가 처음이다. 축하를 보낸다.

대구대교구는 1911년 4월 8일 대구교구로 설정될 무렵 2만 명의 신자에 불과했으나 1962년 대구대교구로 설정되면서 성장을 거듭했고 지금은 신자 수가 45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산업 발전과 민주화 등 격변의 역사를 거치면서 발전해왔고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삶 속에서 호흡하며 100년을 이어왔다. 시대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해온 발자취는 무겁고 소중하다.

대구대교구는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비추고 발전의 한 축이 되어왔다. 139개 사회복지기관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18개 학교를 설립, 국가의 동량을 키우는 데에도 열성을 다해왔다. 매일신문과 가톨릭신문, 대구평화방송 등을 통해 언론 창달에도 기여해 왔다. 2009년부터 시작된 생명사랑나눔운동은 장기 기증의 숭고한 가치를 알리면서 해외 극빈국 돕기나 해외 아동 결연 사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대구대교구의 새로운 역할도 기대된다. 대구대교구는 발전적 변화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쇄신을 통해 현실과 화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는데 대교구 내부의 발전과 함께 사회 흐름에 발맞추면서 선도해 나가는 역할이 요구된다. 충돌이 빈번한 사회 구조 속에서 소통의 활로가 되어야 하고 최근 일각에서 빚어진 종교의 부정적 모습이나 종교 간 갈등을 씻을 수 있게 모범적 활동과 종교 간 화합에도 앞장서야 한다.

변화 속에서도 변화할 수 없는 '사랑'의 가치도 더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 빈부 격차 없이 누구나 배려하고 사랑했던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가르침이 더 절실하게 와 닿는 요즈음, 대구대교구가 사랑의 정신적 가치를 세상에 더 많이 스며들게 하기를 바란다. 우리 사회에 사랑의 정신이 더 크게 퍼져간다면 좀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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