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바람이냐, 당내 역학 구도의 안정이냐'
한나라당이 비주류 출신 황우여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하면서 카운터파트너 격인 민주당 원내대표에 어떤 캐릭터가 선택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치러질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는 3선의 강봉균 의원(전북 군산)과 유선호 의원(전남 장흥'강진'영암), 그리고 재선의 김진표 의원(수원 영통) 등 3명이 입후보했다. 하지만 대세론이 없어 판세는 안갯속이다. 이념 성향으로 보면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낸 유 의원이 가장 진보적이다. 재정경제부'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인 강 의원은 중도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교육'경제 부총리를 지낸 김 의원은 유일한 수도권 출신인 점을 앞세워 민주당의 지역색을 희석시켜줄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막판 변수도 잇따라 등장,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 발(發) 쇄신 바람이다. 한나라당이 비주류 원내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민주당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립을 표방하는 강 의원은 "특정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중립적 성향이 비슷하다"며 "정책 경쟁에서 진검승부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당의 정체성 논란도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차별되는 개혁적 인사가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유 의원이 "여당이 변화를 선택할 때 야당은 선명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FTA에 대해서 유 의원만 뚜렷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호남당 이미지가 강한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 논란도 부동표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 출신인 김 의원 측의 논리로,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수도권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차기 당 대표에 뜻을 두고 있는 만큼 '호남 일색 지도부'는 곤란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손학규 대표 체제의 완성을 화두로 꼽는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수 있게 손 대표를 제대로 보좌할 인물을 선출, '본선'을 대비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중립을 표방한 손학규 대표의 마음을 두고서는 각 후보들마다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전병헌 정책위의장의 교체론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후임에는 3선의 정장선 의원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경선으로 뽑는 한나라당과 달리 당 대표가 정책위의장을 임명한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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