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등산복 재킷 하나에 5천원입니다. 사가시면 좋은 일에 쓰입니다."
7일 오전 대구 중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학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바자회장. 등산복과 운동화는 물론 바이올린과 공기청정기, 발마사지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품이 선보였다. 2천원짜리 운동화, 1만원짜리 남성용 오리털 점퍼, 10만원짜리 양주도 있었다. 인기 물품은 경매에 부쳐졌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가 56호 홈런을 친 야구 방망이, 30년산 발렌타인 양주는 열띤 경매를 거쳐 주인을 만났다.
이날 물건을 사러온 시민들의 손에는 현금 대신 '종이 돈'이 들려 있었다. 2천원, 3천원, 5천원이 적힌 종이가 현금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 이날 '사랑의 바자회'에 참여한 김영순(65'여'동구 신서동) 씨는 "새것 같은 운동화를 2천원에 사서 너무 기분이 좋다. 필요한 물건을 싼값에 사고 남도 도울 수 있는 행사라서 일석이조였다"며 기뻐했다.
이번 바자회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생명사랑나눔 대축제'였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천주교 신자들이 기증한 물품들을 판매하는 축제 형식의 바자회로 수익금은 해외 선교자가 파견된 나라에 의료'교육 지원 사업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바자회 장소 옆에서 '다문화 축제'도 함께 진행됐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은 물론 새터민들까지 참여해 북한의 음식과 놀이체험을 했다.
필리핀 전통의상인 '바롯사야'를 차려입은 린다(45'여'남구 봉덕동) 씨는 우리나라 잡채와 비슷한 '판싯'과 코코넛 음료를 시민들에게 권했다. 11년 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린다 씨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와 준비한 음식이 빨리 동날 것 같아 걱정이다. 종교가 매개체가 되어 필리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복하다"며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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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결혼이주여성들은 출신국의 전통춤을 선보였다. 중국 결혼이민여성들은 주황색과 연두색 부채를 들고 중국 전통춤 '양걸춤'을 췄다. 양걸춤을 지켜본 이채연(15'대구 서부중) 양은 "대구에 중국인이 많이 산다고 들었지만 항상 남처럼 느껴졌다. 우리나라의 부채춤과 비슷해서 동질감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김광한 기획실장은 "바자회는 수익금으로 먼 나라 이웃을 돕고, 다문화 축제는 결혼이민여성과 우리 사회 구성원이 공동체 의식을 갖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며 "생명과 사랑을 나누는 이번 행사에 자원봉사자만 1천 명이 넘게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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