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사청문회, 與 "설마…" 野 "두고봐"

관료 위주 내정 무난할 듯…돌출변수 땐 이변 가능성

신임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달 말쯤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번에도 내정자들의 줄줄이 낙마 사태가 벌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 내정된 장관 후보자들의 경우 이미 검증을 거쳤거나 무난한 관료 위주로 짜여졌기 때문에 청문회 통과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8'8 개각 직후 혹독한 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있다. 당시 위장 전입과 병역 기피 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3월 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7억6천11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직업 관료 출신 후보자들도 결정적 흠결이 불거질 가능성은 작다는 게 소속 부처들의 예상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올해 재산신고에서 6억4천398만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해 재산신고에서 8억2천592만원을 신고, 재산 형성 과정에 특별한 의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보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어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우선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김앤장' 재직 경력과 고액 급여 수수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토부 제1차관에서 물러난 뒤 12월 김앤장 고문으로 영입됐다가 최근 사직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이 문제다. 노동계는 지난해 타임오프 제도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의 주역으로 그를 지목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특히 6일 개각에서 중고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마친 것으로 발표됐으나 중학교는 울산제일중을 정식으로 졸업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인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검증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더욱이 생화학자 출신으로서 환경 분야에는 비전문가라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완 후보자 역시 현 정부 들어 요직을 잇따라 지내면서 주요 국정과제에 깊숙이 개입했던 까닭에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지난해 8'8 개각 때와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집권 후반기로 접어든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은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들어 낙마한 후보가 벌써 8명이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한번도 인사 검증을 제대로 못한 정부'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각에서는 총리 후보자와 이재훈 지식경제부'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과 부적절한 처신 등으로 인사청문회 고비를 넘지 못한 바 있다.

한편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받으면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장관 내정자는 해당 상임위원회별로 개최되는 인사청문회에 이어 경과보고서가 채택되면 청문절차가 마무리된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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