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도 36호선 확장, 총리도 공언해놓고…

울진 구간 40km만 2차로로 확장…주민 반발

동서5축 간선도로가 될 국도 36호선 왕복 4차로 확장'포장공사 구간 가운데 울진 소천면~서면~근남면 구간(40.1㎞)이 2차로로 바뀔 것으로 보여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구간은 공사를 앞두고 오는 7월 토지보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1998년 실시설계 용역 당시 이 구간에 대한 예측교통량을 평가한 결과 하루 1만2천869대가 지나는 것으로 판단해 설계속도 80㎞/h를 기준으로 한 '4차로 전제 2차로'를 계획했다. 하지만 2009년 교통량이 하루 평균 3천35대에 불과하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제한속도를 60㎞/h로 종전보다 20㎞/h를 낮춘 채 '4차로 전제 2차로'로 설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군민들이 이 구간에 대해 종전 설계방식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이자 2009년 7월 울진을 찾은 한승수 국무총리가 4차로 건설을 공언했고, 강석호 국회의원 역시 4차로 설계를 자신했다.

국토해양부는 그러나 교통량 감소 등을 이유로 '4차로 전제 2차로 설계' 입장을 굽히지 않는데다 공사 진행마저 더뎌지고 있다. 게다가 소천~서면~근남 구간에 대한 국토해양부의 '4차로 전제 2차로' 설계 방침과는 달리 단순 2차로에 불과할 것으로 건설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역 건설 전문가들은 "국토해양부의 타당성 재조사 결과에 따른 조정치를 보면 '4차로 전제 2차로'가 아니라 단순 2차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조정안을 보면 설계속도 하향 기준이 60㎞/h로 낮아지면서 도로 직선화 부분이 상당히 줄어들었고, 도로폭 역시 우측 부분을 기존보다 50㎝ 줄여 10.5m로 설계했다는 것.

서면 한 주민은 "공사가 늦어져 그렇지 예정대로 4차로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냐. 주민들은 모두 4차로로 개통하는 것으로 알고, 교통환경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2차로로 건설하면 뭣 하러 공사를 하느냐"고 말했다.

황모(40) 씨는 "정치권의 말만 믿고 사통팔달의 교통망 확보를 통한 지역경기 회생을 기대해온 주민들의 상실감이 너무 크다"고 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오는 7월 토지보상이 시작되면 추가적인 설계변경 검토가 어렵다는 점과 속도 하향 조정 및 도로폭 감소 등을 감안해 보면 이미 2차로로 확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울진'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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