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 폐질환… "임산부가 고위험군?" "그렇지 않다"

10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폐렴으로 환자가 숨졌다. 전 세계적으로 한 해 400만 명이 폐렴으로 숨지지만 아직 이번 질환이 어떤 폐렴인지도 밝혀지지 않아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 '원인 미상의 폐손상'에 대해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Q : 서울 한 병원에서 산모가 숨졌다는데, 원인은 무엇인가?

A :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을 앓다 숨진 35세 산모의 직접적인 사인은 폐렴과 그로 인한 '다장기 손상'이다. 다장기 손상은 뇌와 심장, 간, 콩팥 등 여러 장기가 동시에 기능을 상실하는 상태. 이 산모는 비슷한 증상으로 같은 대학병원을 찾은 다른 환자 7명처럼 기도를 중심으로 생긴 염증이 양쪽 폐로 급속히 퍼져 폐가 단단해지는 폐섬유화증이 나타났다. 결국 폐 기능이 급격히 떨어졌고, 인공 폐로 산소 공급을 받았지만 여러 장기가 산소 부족으로 손상돼 결국 숨졌다.

Q : 기존 폐렴과는 어떻게 다른가?

A : 기존 폐렴 환자들의 초기 증상은 발열 등이지만 숨진 산모를 포함한 환자 8명에게선 호흡곤란이 나타났다. 아울러 비슷한 폐렴 증상의 환자가 같은 병원에 한 해에 2~4건 발견되는데 비해 이번 질환은 전국 다른 곳에서 한 달 새 8명이 발생했다. 다만 국내에서 몇 년간 2∼5세 유아 40명이 비슷한 증상으로 숨진 사례를 보고한 논문이 있어 병원 측은 관련성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Q : 한꺼번에 8명이나 발병했는데, 전염성은 없나?

A :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산모 사망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만큼 섣부른 판단으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숨진 산모를 포함해 환자 8명의 발병 양상을 보면 지역사회 내 확산 가능성은 극히 낮기 때문. 환자들의 거주지가 서울, 광주, 대전 등지로 다르고, 해당지역의 확산 사례도 없었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일반 산모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행동지침을 내놓을 계획이 없으며 일반 산모들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Q : 임부나 산모가 특히 위험한 이유가 있나?

A : 현재로선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산부가 면역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폐질환에 특히 취약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외국 논문에 따르면 산모 1천 명당 폐렴환자가 1.51명가량 발생하는데,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며 "이번 일로 산모들이 너무 불안해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대학병원 병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연간 산모가 50만 명인데, 현재 이 질환의 발병추세는 10만 명당 1명꼴인 셈"이라며 "환자 수가 너무 적어서 원인 규명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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