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물 끊겨 속 터진 구미 주민들 집단소송 나선다

市·수자원공 상대…피해보상 청구 서명에 하루새 2천명 참여

구미시 인동중학교 앞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급수 지원 나온 소방차에서 나눠주는 물을 받아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구미시 인동중학교 앞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급수 지원 나온 소방차에서 나눠주는 물을 받아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구미광역취수장의 가물막이 붕괴로 5일째 단수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구미'칠곡'김천지역 주민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에 나섰고, 구미에 살면서 단수 피해를 직접 입은 변호사들이 카페 개설 등을 통해 손해배상 소송 참여인 모집에 나서는 등 단수 사태가 법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현재 구미 대부분 지역에서는 물 공급이 재개됐지만 도량'봉곡'형곡동 일대 3천400여 가구는 12일 오전까지 물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생활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선 10일부터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단수에 따른 피해 보상을 청구하자는 서명운동이 시작돼 하루 만에 2천 명 이상의 주민들이 동참했다.

구미에 사는 변호사 2, 3명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원고를 자처해, 집단소송 참여자들을 모으고 있다.

구미 송정동 법무법인 경북 삼일의 대표 백영기 변호사는 "변호사 직분을 떠나 단수 피해를 직접 입은 주민의 입장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원고를 자처하게 됐다"며 "이번 단수 사태는 시민들의 공분으로 이어졌고, 주민'기업체 등이 입은 재산'정신적 피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또 "집단소송의 피고는 구미시, 한국수자원공사를 비롯해 4대강 공사 시행자인 정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유진 구미시장도 1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원수공급 계약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한편 감사원 감사 청구 등으로 피해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고, 구미시의회 역시 11일 의원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이번 단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권 발동 및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법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단수 피해를 입은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100여 개 입주 기업체들도 집단소송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미시는 취수장 가물막이 붕괴 이후 현장 전문가의 부재와 대응 매뉴얼이 없는 등 한국수자원공사의 상수원 관리에 허점이 많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단수 사태와 붕괴 사고 통보 시간 등을 두고 책임소재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의 볼썽사나운 싸움에 대해 "가물막이 붕괴로 인한 단수 사태의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고, 당장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 해소에 행정력을 우선 모았어야 했다"며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함께 구미 시민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단수 사태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구미시의 대처 능력이 한계를 보였다"며 "일본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국민 성금을 거두고 생수를 보내는 등 난리를 치더니만 구미 시민이 단수로 고통받는데 정부가 한 일이 도대체 뭐가 있냐. 앞으로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절대 찍지 않겠다"는 등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남유진 시장은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항구 대책을 위해 임시보 대신 고정보를 설치하고, 대용량 취수 펌프를 확보하며 강 하저에서 물을 뽑아 올릴 수 있는 시설 정비 등이 필요하다"면서 "시민감시단을 구성, 상시 감시체계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구미'전병용기자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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