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9월 4일) 성공 개최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종 리허설로 치러진 2011 대구국제육상대회가 시민 관심 부족, 성숙되지 못한 관전 문화, 허술한 대회 진행, 실망스런 경기력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8월 세계선수권대회 성공 개최의 우려를 낳았다. 관계기사 5'26면
무엇보다 관중몰이에 실패하면서 9일간 치러야 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관중석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가 최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관중 수를 3만 명 정도로 집계했지만 실제 관중은 2만 명 안팎에 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조직위는 대구스타디움 관중석 3층을 현수막으로 환경 장식해 만석 기준을 4만2천 석으로 줄이고 이중 3만4천 석을 꿈나무 프로그램, 시민 서포터스, 자원봉사, 대학생 홍보단 등 초청석으로 배정하며 '관중석 만석 꿈'을 부풀렸지만 초청대상자들에게마저 외면당하며 실제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를 덩그러니 노출해 국제적 망신을 샀다.
조직위는 초청석 사표를 대비해 입장권을 만석 관중석 기준으로 150% 이상 초과 판매 목표를 세웠지만 시민들의 무관심 앞에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대회에 직접 입장권을 구입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현재 입장권 판매율 50%를 넘기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입장권도 상당수 사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관중몰이에 실패한 것은 홍보 부족에다 시민의 무관심, 우사인 볼트, 타이슨 게이, 아사파 파월, 옐레나 이신바예바 등 초특급 육상 스타들의 불참에 따른 볼거리 부족 등이 모두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성숙되지 못한 관전 문화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학생, 서포터스 등 동원된 관중이 많다 보니 통제와 집중이 아쉬웠다. 개회식 애국가가 제창될 때 일어서지 않은 학생들도 보였고 남자 100m가 끝난 뒤 남은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자리를 뜨는 관중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이뿐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 호흡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환호하는 등의 호응도 기대에 못 미쳐 경기장이 '썰렁'하기까지 했다.
또 선수 소개 시 전광판과 안내 방송이 서로 맞지 않거나 안내 방송 타이밍을 놓치고 종목 소개 순서도 뒤바뀌는 등 대회 진행에도 미숙함을 보였다. 대회 조직위는 '이번 대회가 2011 세계선수권대회 테스트 이벤트 대회인 만큼 모든 준비와 진행을 8월 대회에 준해 치르겠다'고 수차례 장담했지만 결과는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경기 운영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은 선수도 있었다.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은 우승한 뒤 '믹스트 존'을 통과하면서 "여자 멀리뛰기 경기가 지연되면서 30분 이상 대기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힘들었다"고 했다. 김덕현은 "날씨도 추운데다 예정된 경기 시간에 맞춰 몸을 풀어놨는데 20, 30분 무작정 기다리다 보니 경기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이는 매번 되풀이되는 문제인 만큼 차라리 이를 감안해 경기 시간을 처음부터 뒤로 조정했다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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