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는 증시에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르면 3분기에 2000을 밑도는 조정이 찾아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세'에 반하는 것인 만큼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는 게 추가 투자 여부를 재고 있는 개미들의 웅성거림이다. 개인신용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돈을 빌려서까지 한 종목에 밀어넣는 '몰빵'은 투자의 개념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현 주가 호조가 한 달가량 계속된 후 3분기 중에 2000을 하회하는 조정국면이 찾아올 것이라 주장하는 이는 솔로몬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 전무. 이 전무는 "4분기부터는 시황이 회복되겠지만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지속적인 상승이나 2500을 상회하는 큰 폭의 상승은 연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호전된 글로벌 경제지표들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 있다. 국내에서는 선행지표가 1분기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경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내 주가 상승세에 대해서도 탄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다만 2분기까지는 유동성 장세의 탄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무가 내세운 코스피 조정론은 "유럽의 금리인상과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 등이 국내 증시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저금리 고유동성 형세가 무너지면서 우리 정부의 금융정책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져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
한국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시장의 의견에 대해서도 "한국시장의 주가수익률(PER)이 10배 정도로 평가받고 있는데, 지난 11년간 약 30%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만 PER이 10배 미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됐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런 전망에서도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개미들이 적잖아 후유증이 우려된다. 현재 개인신용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증시에 투자한 자금이 13조원을 웃도는 실정이다.
증권업계도 "2008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2007년 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자 주식 관련 대출이 급증세를 보이다 2008년 손실 도미노로 이어졌다"며 "조바심 내지 말고 여윳돈으로 투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금리 차이를 이용한 단기 매매로 주식을 이용하려는데 대한 경고성 조언이다. 빌린 돈의 대출 금리보다 높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주식 투자를 주식 투기로 만든다는 것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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