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11시 대구시민운동장. 하느님에 대한 3만여 명의 보은과 감사의 마음이 청명한 하늘에 울려 퍼졌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 경축대회의 하이라이트이자 마무리하는 의미가 있는 이날 감사미사는 시종일관 경건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대구대교구는 서울대교구가 1831년 설립된 조선교구를 승계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았다.
◆새로운 100년을 다짐한 감사미사
100주년 감사미사는 3만여 명이 관중석과 운동장을 빼곡히 메운 가운데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오전 11시 감사미사가 진행될 때까지 묵주기도와 찬양단 공연 등 미사 전 경축행사가 펼쳐졌다.
오전 11시 교계 인사들과 해외 자매협력교구 주교들, 정'관계 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의 주례로 본격적인 미사가 진행됐다. 미사는 교구 100주년 기도문을 시작으로 100주년 영상 묵상, 참회 예식, 말씀 전례, 강론 등으로 이어졌다. 조 대주교는 강론에서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대구교구의 기초가 놓이게 되었고 파리외방전교회는 천주교 박해 속에 조선의 선교를 맡아 한국천주교회와 우리 교구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또 6'25전쟁 이후 미국 가톨릭교회의 도움이 있었고 1960, 70년대 오스트리아와 독일 가톨릭교회의 도움도 있었다"고 밝혔다.
성찬 전례에서는 교구 100주년 기념 3대 사업인 교구 100년사 편찬, 제2차 교구 시노드, 주교좌범어대성당 건립 등의 봉헌과 생명사랑나눔운동을 통한 결과물 봉헌 등이 이뤄졌다. 뒤이어 영성체 예식과 각계의 내빈 축사, 파리외방전교회와 잘츠부르크 대교구에 대한 감사패 전달 등이 진행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축사에서 "하느님은 대구대교구의 100주년을 허락해줬을 뿐 아니라 행사가 잘 끝나도록 좋은 날씨까지 주었다. 오늘 100주년을 경축하는 마음을 살려 앞으로 100년을 비약적으로 발전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이 밖에 교황청 국무장관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을 통해 전달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축사,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장관의 경축 메시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의 축하 메시지, 청와대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의 이명박 대통령 축사,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의 축사, 김범일 대구시장의 축사 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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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미사 의미는
100주년 감사미사의 주제성구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루카복음 10장 37절)이다. 예수님이 착한 사마리아인이 강도를 당한 사람을 돌봐주는 것을 예로 들면서 우리도 이웃에게 조건없는 사랑을 실천하라고 한 말씀으로, 이 말씀 하나가 대구대교구 100주년 감사미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받은 하느님의 은총을 감사하는 한편 이제는 보은의 차원에서 모든 이들을 사랑하고 도와준다는 각오를 다지는 행사인 것이다.
대구대교구는 1911년 4월 8일 교구로 설정된 이래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대구대교구는 초대 교구장 드망즈 주교가 부임할 당시 거처할 주교관조차 없을 만큼 열악했다. 하지만 지금은 본당 156곳, 신자 수 45만여 명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와 교육, 언론사업 등에도 역점을 둠으로써 한국 근현대사에 크게 이바지하는 대표 교구로 우뚝 섰다. 현재 교구 소속 사회복지기관만 139곳에 이르고 대구가톨릭대를 비롯해 18개 초·중·고·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또 매일신문과 가톨릭신문, 대구평화방송 등을 통한 언론사업도 활발하다.
감사미사는 하느님뿐 아니라 현재의 대구대교구를 있게 한 모든 이들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더불어 새로운 100년을 향해 출발한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냉담자의 증가, 물질만능주의 범람, 생명경시 풍조, 자본주의로 인한 양극화 심화 등 내외적인 위기 속에서 교회가 소외받고 상처받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시대적 요청에 맞춰 체질을 바꾼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영상취재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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