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에 이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까지 실패하자 여권 내부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지역정치권에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고 있다.
물론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같은 '실세 중의 실세'가 있지만 이들은 지역 현안과는 한 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이들 외에 직접 목소리를 내어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중간 실세' 정도라도 배출해내야 각종 현안에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7월에 대대적인 개편을 하는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구'경북 출신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지금처럼 국회와 정당의 운영 주도권을 수도권과 부산'경남에 다 내어주는 구도가 이어지면 무기력한 지역 정치권에 대한 심판론이 비등할 것이라는 주문도 뒤따른다.
4'27 재보선 참패 후 꾸려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임시지도부에 지역 출신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명규(대구 북갑)'김광림(안동) 의원이 각각 원내수석부대표와 부대표로 입성하고, 정희수 사무1부총장(영천)이 사무총장 대행을 맡는 것에 이어 비상대책위원회에 김성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구미갑) 등이 포함됐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예전보다는 지역 정치권이 약진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나 국회직이나 당직에 목말랐으면 몇몇이 실무당직을 맡았다고 의기양양하고 있느냐"는 비판도 강하게 일고 있다. 신공항 백지화에 이은 과학벨트 유치 과정에서 제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현 정부 출범에 기여한 공로만큼 적절한 대접도 받지 못하는 지역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주문이기도 하다.
이에 7월 4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동을)이 젊은 대표주자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대표는 몰라도 최소한 최고위원 한 석 정도는 꿰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여 최고위원 경선에 나설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당 지도부에 지역 여론을 대변할 중진이 없기 때문에 TK 역차별과 소외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김태환(구미을)'주성영(대구 동갑) 의원이 최고위원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포기하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또한 지난해 국회부의장 경선에서 4선의 박종근(대구 달서갑)'이해봉(달서병) 의원이 후보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정의화 의원에게 패해 좌절감을 안겨준 바 있다. 정 부의장이 이번 비대위 위원장에 선임되자 "원래 저 자리(비대위원장)는 TK 몫"이라는 때늦은 이야기마저 돌았다.
지역 정치권이 "대통령의 고향이 TK이기 때문에 또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또 TK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 너무 심하다"며 "몰락한 TK정치권의 부활을 위해 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성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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