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주가를 합산한 주가지수는 경기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개별 주가는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방향과 똑같이 움직인다."
얼마 전 서울 머니쇼에서 모 투자자문사 대표가 한 말이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을 따라간다. 투자자가 기업의 이익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회계기준이 바뀌었다. 2011년 1분기부터 모든 상장회사는 바뀐 회계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실적을 발표해야 한다.
회계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한다는 것이 새로 채택된 국제회계기준의 취지이지만 기업의 자율성이 강조되다 보니 새로운 기준에 익숙하지 못한 투자자에겐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먼저 관심이 가장 많이 가는 영업이익에 관해 살펴본다.
'매출액 235억원, 영업이익 192억원'
며칠 전 발표한 모 해운업체의 1분기 영업실적이다. 영업이익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걸 직감할 것이다. 이유인 즉 이 회사는 보유하고 있던 선박을 매각했다. 유형자산을 처분한 것이므로 본연의 영업이익과는 상관없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영업이익에 포함된다. 따라서 새로운 기준의 영업이익을 과거처럼 본연의 영업이익으로만 보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기준의 영업이익이 궁금하면 영업이익이 계산되기 전 단계, 즉 매출 총이익에서 기타수익, 기타비용 항목을 잘 살펴보고 가감을 해주면 된다. 이 회사의 경우 선박매각대금 149억원이 기타수익 항목에 있으므로 과거 기준 실제 영업이익은 43억원이다.
새로운 회계기준은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한다. 법적으로는 독립된 기업이지만 지배, 종속 관계로 '연결된' 기업들을 단일 기업집단으로 보고 각각의 개별재무제표를 종합해서 작성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자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분법이익으로 영업외손익 항목에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자회사가 아닌 단일기업의 손익으로 보기 때문에 영업이익 항목에 들어간다.
또 기업의 활동을 실질적인 현실에 맞게 기록하도록 했다. 자산, 부채는 공정가치 개념을 도입해서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도록 했고 기업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규정에 얽매이기보다는 나름의 원칙을 정해서 기록하고 원칙의 배경과 보충설명은 '주석'에 기록하도록 해서 기업에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은 오히려 개별기업의 실체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기업을 비교해서 투자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혼란스럽고 확인해야 될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이우현(동부증권DHP 금융자산관리사) Lwh8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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