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도 36호선 울진구간 '죽음의 도로' 만드나

4차로서 중앙분리대 없는 2차로로 변경 추진

동서5축의 간선도로가 될 36호선 울진 소천~근남(40.1㎞) 구간이 중앙분리대가 없는 2차로로 건설되면서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죽음의 도로'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울진 소천~근남 구간이 교통량이 적다는 이유로 '4차로 전제 2차로'에서 단순 2차로로 설계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구간에 적용될 직선화 공사와 중앙분리대 미설치가 과속으로 인한 대형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울진군은 이 구간이 2차로로 확정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사 자체가 의미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중앙분리대 없는 직선화 도로는 과속으로 인한 대형사고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왕복 2차로를 직선도로로 만들어놓으면 당연히 과속이 잦을 것이고, 여기에다 중앙분리대마저 없다 보니 마주오는 차량과의 대형사고가 걱정된다"며 "직선화 사업이 교통환경개선의 긍정적 효과보다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부정적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왕복 2차로에다 중앙분리대가 없는 과거의 '88고속도로'와 소천~근남 구간이 거의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지게 됐다"며 "전국 고속도로 가운데 교통사고 치사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88고속도로를 보더라도 이 구간은 반드시 '4차로 전제 2차로'로 보완돼야 운전자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 구간에 대해 2차로 건설을 확정짓고 오는 7월부터 토지 보상에 들어갈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울진군과 군의회, 민간단체 등은 4차로 건설을 촉구하는 3만 명 서명운동과 정부건의, 정치권 압박 등의 초강수를 두며 공동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국토해양부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울진 소천~근남 구간만 2차로로 공사하는 것에 대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0년 가까이 이 구간 4차로 건설에 대해 국무총리가 공언하고 선거 때마다 국회의원이 약속했는데, 불과 1년여 만에 다시 뒤집는다는 것은 주민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라며 "실력행사를 벌여 국토부의 방침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36번 국도 4차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36호선을 광역 경제권 30대 선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역균형발전과 낙후된 동해안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건설하겠다고 해놓고 경제논리 앞에 한방에 날아갔다"며 "역대 정부마다 확장공사를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못 해주겠다는 것은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울진'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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