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김 도지사 단식 풀고, 실질 행동에 나서야

밀양 신공항에 이어 과학벨트 유치도 실패하자 대구'경북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5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도의원의 한나라당 집단 탈당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신원전 건설 및 방폐장 건립 포기와 함께 유치본부는 정권 퇴진 운동 방침도 밝혔다.

정부의 과학벨트 입지 선정 과정을 보면 밀양 신공항 때와 거의 비슷하다. 사전에 결론을 정해 놓고, 여론몰이로 지역 간 불화만 부른 것이다. 특히 이번 과학벨트 선정은 보안 유지를 위해 현장 실사조차 않았는데도 공식 발표 이틀 전에 이미 서울에서 발행하는 모든 일간지 1면에 보도될 정도였다. 지역에서는 목을 매는 국책 사업을 정부가 얼마나 허술하게 취급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일례이다.

지역에서도 반성할 점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밀양 신공항이다. 대구를 중심으로 경북'경남'울산이 공조해 유치전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 대구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시의원은 유치에 실패하면 중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누구 하나 한나라당을 탈당한 인사는 없었다. 말로만 떠들었지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니 정부가 지역을 돌아볼 이유가 없다.

단식 중인 김 도지사는 한나라당 탈당은 않겠다고 했다. 정부의 결정을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러한 결정에 가장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있는 정치적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김 도지사는 이제 단식을 그만두고 실질적으로 정부에 맞설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함께 유치전에 나섰던 대구나 지역 국회의원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번에도 아무런 행동 없이 흐지부지한다면 앞으로 어떤 국책 사업 유치전에서도 시'도민의 협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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