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방송이 엄청난 화제다. 모두 다 좋은데 단 하나만 고르라니 점수를 매겨 제출하는 사람들은 여간 고역이 아닐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중음악계에 기현상도 일어났다고 한다.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아이돌그룹들이 판치는 가요프로그램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한 것이다. 프로그램의 힘을 얻은 특수현상일 수 있으나 여타 다른 가수들은 그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임재범의 대단함을 알 수 있다.
근래에는 대중음악에도 뛰어난 곡은 명곡이란 수식어를 붙이며 작품에 걸맞게 찬사를 받는다. 비틀스, 가왕(歌王) 조용필 등 여러 뮤지션들의 음악이 이 반열에 들어섰다고들 말한다. 그러한 곡들은 리메이크를 통해 많은 이들의 입에서 불리고 있다.
'유행가'라는 말처럼 한때의 유행에 그치는 노래보다 여러 세대에 걸쳐 다시 노래 된 그러한 명곡들이 '유행가'라는 단어를 무색게 하고 '흘러간 노래'라는 표현도 없애버리리라 희망을 품어본다. 이렇듯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예술작품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아직도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연극은 죽은 지 400년 정도 지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셰익스피어의 진심이 아직도 진정 우리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버전으로 무대에 올려진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화와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정말 다양한 장르로 작품화됐다. 이제 대구시립극단에서는 동양화시킨 뮤지컬로도 제작하니 말이다. 어떤 이는 원작 그대로가 좋을 수가 있고 어떤 이는 코믹하게 각색한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이는 전혀 색다르게 각색한 것이 좋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문화예술의 다양성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며 문화예술 발전에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연극이나 뮤지컬에 흐름은 있게 마련이고 그 흐름을 잘 타고 가는 예술가들도 있겠지만 그들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예술가들도 분명히 있다. 그래야 모두 비슷한 획일성을 탈피해 개성 넘치는 다양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쉼 없이 변하고 있다. 더욱이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진다. '오토튠'이라는 최신무기를 장착한 후크송이 휙 하고 지나가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어떤 음악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어떤 이들을 미남이나 미녀라 부를까. 달덩이처럼 복스러운 얼굴은 이미 촌스러운 얼굴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세월이 아무리 빨리 흐르고 변해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 있다. 아름답게 보이고 들리는 것은 시대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세월을 관통하고 모든 이들의 판단에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오직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담은 예술은 세월이며 언어며 사상이며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초월해 아름다울 수 있다. 앞으로도 셰익스피어는 영원히 아름답게 공연될 것처럼 말이다.
대구시립극단 제작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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