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연수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싱가포르는 인도양과 남지나해의 길목에 위치한 부강한 나라로, 동서양의 전통과 현대문명이 공존하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여러 민족이 함께 살면서도 조화를 잘 이루고, 세계에서 으뜸가는 금융센터와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으며 식도락의 낙원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는 본래 물이 부족한 나라다. 역사도 '물과의 전쟁'으로 요약된다. 1961년과 1963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담수가 모두 말라 바닷물을 공급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연평균 2천300㎜ 안팎의 비가 내리지만 빗물을 저장할 땅이 적어 절반 이상을 바다로 흘려보내고 만다. 싱가포르는 식수 고갈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수자원 확보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오'폐수 정화와 바닷물 담수화, 빗물 저장, 말레이시아로부터 물 수입 등 네 가지의 수자원 확보 정책을 개발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게 '뉴워터 플랜'이다. 뉴워터란 한 번 쓰고 버린 오'폐수를 정화해서 다시 쓸 수 있도록 만든 물이다. '초미세 여과→역삼투압→자외선 소독' 등의 과정을 거친 뉴워터의 수질은 세계 최고로 꼽힌다. 뉴워터 공장은 4곳으로 하루 5천만 갤런(22만8천t)을 생산해 전체 물 수요의 30%를 충당하고 있다.
뉴워터를 생산하는 'PBC 뉴워터 비지터 센터'를 방문했다. 아름다운 공원 속에 자리 잡은 이 공장에는 1주일에 1천여 명 이상이 다녀간다고 했다. 넓은 잔디밭과 분수대가 조화를 잘 이루어 학생들과 가족들의 소풍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생산한 물의 90%는 산업용수로 사용하고, 나머지 10%는 식수로 사용한다. 뉴워터의 맛은 일반 생수와 차이가 없었다.
싱가포르에는 '4청'(四淸)이란 말이 있다. 물과 도로, 공기, 그리고 깨끗한 정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자랑하는 것이 물이다. 정부에서는 물 절약 방법 7가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상하수도요금 체크하기 ▷샤워시간 줄이기 ▷싱크대에 물 받아서 쓰기 ▷빨래 모아서 하기 ▷물 재사용하기 ▷물이 새는 곳 바로 수리하기 ▷변기 사용 물 반으로 줄이기 등이다.
우리나라도 20~30년 후에는 물이 부족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물을 너무 낭비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뉴워터 플랜은 상수원 수질과 상관없이 수돗물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수질 오염과 잦은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의 뉴워터 플랜의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설동길(대구 중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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