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4명이 대낮 도심에서 술병을 깨 자해를 하고, 난투극을 벌여 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조사도 제대로 않은 채 서둘러 사건을 종료해 사건축소 의혹이 일고 있다.
17일 오후 5시 30분쯤 대구시 남구 대명2동 삼각지로터리 인근 한 휴대전화 판매점 앞 길거리에서 30대 남성 두 명이 윗도리를 벗은 채 나뒹굴며 주먹다짐을 벌였고, 다른 두명은 싸움을 말리고 있었다. 경찰 6명이 출동했지만 싸움을 제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급기야 싸움을 말리던 한 남성이 경찰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주병을 깨고 자신의 목과 배를 3차례 그어 피투성이가 됐다. 이를 길가던 시민, 학생 수십여명이 지켜보고, 지나가던 차량도 멈춰서면서 일대는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친구사이인 4명이 술을 마시다가 A(34) 씨와 B(34) 씨가 사소한 시비로 말다툼을 벌였고, 서로 주먹을 휘두르는 큰 싸움으로 번졌다. 휴대전화 판매점 주인과 다른 친구 C(34) 씨가 싸움을 말렸지만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고, 이어 길거리로 나와 난투극을 벌였다.
한 목격자는 "싸운 남자들의 등과 배에는 용과 호랑이 문신이 그려져 있었고 체구가 건장해 폭력배간 싸움 같았다. 무서워서 길을 지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20여분 뒤 난투극이 끝나자 경찰은 C 씨를 인근 영남대의료원 응급실에 데려갔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신상과 싸운 이유 등에 대해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서둘러 사건을 종료하고 귀가 조치했다. 또 관할 남부경찰서도 18일 오전까지 사건의 진상을 모른 채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은 "경찰이 적극적으로 제어했더라면 자해는 막을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공포에 떨 정도로 난투극이 벌어졌는데도 경찰이 조사조차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조사결과 이들이 조직폭력배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고, 친구 간에 단순한 말싸움이 자해로까지 이어졌으며 병원에서 화해를 해 사건을 종료했다"며 "출동 경찰이 싸움을 말렸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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