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름통] 칸 으로 간 한국 애니메이션 '암탉'

지금 전 세계의 이목이 칸 영화제에 집중돼 있다.

프랑스 칸 영화제가 열리는 중심거리에 흥미로운 옥외광고(사진)가 등장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의 광고판이다. 광고판이 내 걸린 마제스틱호텔은 영화제 주요 인사들이 묵는 최고급 호텔로 많은 기자회견이 열리는 곳이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이곳에서 광고되기는 처음이다. 제작사인 명필름은 영화제 기간 중 신문에 표지광고를 내는 등 활발할 판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성윤 감독이 연출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올여름 중국 전역 1천여 개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할리우드의 3D 애니메이션에 맞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 출간된 동화작가 황선미의 장편 동화다. 이달 초 출고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다. 출간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정말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 10년 만에 개봉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의 삶을 통해 진한 모성애와 희생의 고귀함을 그린 작품이다.

암탉 잎싹은 매일 알을 낳지만, 한 번도 알을 품어보지 못한다. 양계장 문틈으로 보이는 마당을 동경하게 되지만, 결국 퇴계가 되어 구덩이에 버려진다. 족제비의 위협 속에서도 살아남은 잎싹은 어느 날 숲에서 알을 발견하고 자신의 자식처럼 정성을 다해 품는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청둥오리 초록머리이다.

이 동화는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집 마당과 저수지를 배경으로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닭과 청둥오리의 갈등, 족제비와 인간의 위협 등 운명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당당하게 자신을 희생해 큰 뜻을 전하는 암탉의 위대한 이야기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특히 친숙한 동물들을 통해 은유적으로 그려낸 것이 더 큰 울림을 주는 동화다. 마당은 근대 문명을 상징하고, 저수지는 반문명의 자연을 뜻한다.

애니메이션은 총 3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배우 문소리가 잎싹, 유승호가 초록이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방학을 맞아 7월 개봉 예정으로 동화의 감동이 영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중기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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