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방 도시에서 마라톤대회가 개최되었다. 여러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 선수가 너무 지친 나머지 다른 선수들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이때, 승합차를 타고 뒤를 따르던 선수와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는 코치가 그에게 윽박질렀다. "야 임마! 조금만 더 (거리를) 당기라니까!" 그러자 숨이 턱에 찬 소리로 선수가 코치를 째려보며 하는 말. "이 자식아! 그럼 니가 내려서 뛰든가!"
어떤 스포츠 칼럼에서 읽었던 우스갯소리지만, 한 번이라도 마라톤을 해 본 사람이라면 심히 공감이 갈 것이다. 그 긴 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체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강인한 정신력도 받쳐줘야 하는 힘든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따로 정해진 휴식시간도 없이 42.195㎞를 달리고 또 달려야 하는 마라톤. 그렇기에 마라톤은 단순히 스포츠가 아닌,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인 것이다.
마라톤 선수 하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마라토너 이봉주를 떠올릴 것이다. 모 건강음료 광고에서 영화배우 이성재와 '70년생 개띠'로 동갑임을 상기시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준 그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외모지만 동갑의 어느 누구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또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마라토너'이다.
유년 시절의 사진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난 그였지만, 그것이 이봉주의 앞길을 막을 수는 없었다. 꿈을 향해 달리고 또 달렸기에 최단시간 완주 세계기록 보유자도 해내지 못했던 40번의 풀코스를 뛰었고, 지금까지 그 누구도 깨지 못한 한국 신기록을 세운 마라토너 이봉주, 지금은 은퇴했지만 코치로서의 두 번째 마라톤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진정 우리의 국민 마라토너이다.
이봉주(李鳳柱)는 1970년 10월 11일 충청남도 천안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3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그러나 가난이 오히려 그에게는 마라토너가 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가 마라톤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유년 시절 연약한 어머니가 아버지의 농사일을 거들며 고생한 것과 비교하면, 자신의 삶은 호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달렸다고 하니 말이다.
'봉주', 그의 선량하게 생긴 외모만큼이나 이름도 선량한 이름이다. 인성(印星)이 앞선 이름이다. 인성도 정인(正印)과 편인(偏印)이 있다. 정인은 그 성격이 인자한 마음과 희생정신이 강해 주위 사람들의 구설과 시비가 따르지 않으며, 자상하고 지혜로워 모든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한다. 두뇌도 좋아 수학(修學)능력이 뛰어나므로 주로 학자들이 많은데, 의사'법률가'종교인'정치가 특히 학술연구 계통으로 이름을 떨치고, 지휘통솔 능력도 뛰어나 군인'경찰'공무원으로서도 크게 명예를 얻는 사람들이 있다.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없다 했듯이 그의 이름에는 재성(財星)이 없다. 그렇다고 가난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옛 역서에 "있다고 있는 것이 아니요, 없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세계적인 마라토너가 되어 한창 주가를 올릴 땐 대회 출전료가 수억원이었고, 각종 CF 출연료를 합하면 그의 재산이 50억원을 넘는다고 한다. 가난한 유년 시절의 설움을 두 발로 뛰어 보상받고 마라톤의 전설이 된 사나이 이봉주, 그는 우리의 영원한 '봉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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