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 醬, 바로 이 맛이야∼" 우래원 운영 이희준씨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인 끝에 좋은 장맛을 찾아 제품화에 성공한 이희준 씨가 수백 개의 장독을 살펴보고 있다. 박용우기자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인 끝에 좋은 장맛을 찾아 제품화에 성공한 이희준 씨가 수백 개의 장독을 살펴보고 있다. 박용우기자

추풍령 인근 김천시 봉산면 인의리 묘함산 계곡에 자리한 우래원. 이 곳에서 이희준(56) 씨는 10년째 전통 장(醬)류 만들기에 흠뻑 빠져 살고 있다. 인적이 드문 산골의 집안으로 들어서자 간장'된장 등 각종 장류의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이날 마침 이 씨가 청국장을 만들고 있어 냄새가 유난히 짙었다. 집 마당에는 장독 300여 개가 놓여져 있었다.

이 씨가 전통 장맛에 빠져 사는 이유는 남다르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좋은 장맛을 열정과 노력으로 제대로 찾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구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다. 일반인들보다 음식만들기에 취미는 있었지만 전통 장맛에 빠진 마니아는 아니었다,

남편을 따라 귀농해 김천으로 오면서 생활이 달라졌다. 시골 마당에 된장과 간장을 담가 주변 사람들과 나눠먹었는데 "장맛이 좋다"며 주문까지 들어온 것. 용기를 얻어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전통 장맛 재현에 나섰다. 이후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 담그기로 영역도 넓혔다.

장맛은 물맛이 가장 중요한 만큼 수백m 깊이 암반 관정을 파서 이 곳에서 퍼올린 순수한 물만을 사용한다. 또 원재료인 콩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가마솥과 압력 밥솥을 혼합한 모양의 특수 솥을 제작해 사용한다. 방부제와 첨가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씨의 전통 장맛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아 귀농 1~2년 동안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30년 동안 장맛을 연구한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은 뒤부터 장맛이 좋아졌다고 한다.

최근에는 고추장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했다. '라면끓이기 보다 쉬운 고추장 만들기'로 이름 붙인 이 제품은 고추와 보리, 찹쌀. 통밀, 메주가루 분말과 고추장용 액상을 섞어 3주 정도 숙성시키면 고추장이 된다.

입맛에 따라 원재료의 비율을 조절해 과일 액기스 등을 첨가하면 개인의 취향에도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이 씨의 우래원(www.wrw.or.kr)에서 생산된 된장 등 장류는 최근 전통방식 생산품으로 '물레방아'라는 인증 마크를 받았다.

이 씨는 "전통의 맛을 현대식으로 계승'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영양, 청결, 정성으로 '행복을 주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천'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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