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게임을 잡아라!"
주말 골퍼나 보기 플레이어가 파4 홀에서 '투 온'(two on)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채 20%도 안 된다. 그런데 '투 온' 욕심으로 샷을 하다 보면 몸에 힘이 들어가 뒤땅을 치거나 엉뚱한 데로 공을 보내 그 홀을 망치기 일쑤다. 욕심을 버리고 두 번째 샷으로 그린 주변에 공을 보내 세 번째 어프로치 샷 때 최대한 홀컵 가까이 붙여 파나 보기를 노리는 것이 낫다. 주말 골퍼가 타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할 부문은 어프로치와 퍼팅 등 '쇼트 게임'이다.
◆탄도는 낮게, 비거리는 짧게, 런은 길게
어프로치 샷에 공을 들이면 당장 스윙 교정이나 비거리 향상 연습, 골프채 교체 등을 하지 않고도 점수 관리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비거리는 짧고 그린에서 많이 굴러가는' 어프로치 샷을 하는 것이다. 보통 샌드웨지를 잡고 공을 '붕' 띄워 홀 컵에 붙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윙이 커지기 때문에 실수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띄우는 거리가 짧을수록 원하는 지점에 보낼 확률은 더 높다. 홀컵을 직접 노리는 대신 눈에 잘 띄는 그린 에지 부근을 첫 바운드 목표로 잡고 가능한 '거리는 짧고, 탄도는 낮게' 샷을 하면 목표 지점에 비교적 정확하게 보낼 수 있고, 홀컵을 향해 충분히 굴러가게 할 수 있다.
박용준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는 "날아가는 거리를 짧게 치면 공이 굴러가는 거리도 왠지 짧을 것 같아 불안하지만 로프트 각도가 샌드웨지보다 가파른 피칭웨지 등으로 샷을 하면 짧게 떨어져도 많이 굴러가게 할 수 있다"며 "아이언 샷에서 길이가 짧은 클럽으로 비거리를 짧게 할수록 정확성이 높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프로치 샷도 날아가는 거리가 짧을수록 성공 확률이 더 높다"고 했다.
◆어프로치 샷의 기준(거리'클럽)을 잡아라
프로 선수들은 보통 쇼트 게임 기준을 100야드(91m) 안팎으로 잡지만 보기 플레이어는 40야드(36m) 내로 보는 게 좋다. 50~100야드 떨어진 거리에서 어프로치 샷으로 '원 퍼팅'이 가능한 지점에 공을 보내는 경우는 어쩌다 한두 번 나올 수 있는 주말 골퍼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 때문에 어프로치 거리 기준을 40야드 내로 잡고 그린 주변에서 완벽한 어프로치를 할 수 있도록 다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파4 기준으로 두 번 만에 그린 근처에 공을 보낸 뒤 세 번째 어프로치 샷으로 홀에 최대한 가까이 떨어뜨리고 한 번 또는 두 번 만에 퍼팅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굴리는' 어프로치 샷을 하기 위해선 샌드웨지보다 로프트 각(클럽 헤드가 기울어진 정도)이 큰 피칭웨지나 흔히 'A'로 불리는 갭웨지(52도)를 선택하는 게 좋다. 샌드웨지보다 각이 커 '띄우는 거리는 짧은 대신 굴러가는 거리는 길어' 정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샌드웨지로 띄웠는데 거리가 짧아 그린 밖에 떨어지면 그린 위에 올라가지 못하지만 피칭웨지나 갭웨지로 쳤을 땐 그린 밖에 떨어지더라도 공이 낮고 강하기 때문에 바운드돼 그린 위로 올라가 굴러가는 경우도 많다. 거리나 상황에 따라 피칭이나 갭웨지 대신 8, 9번 아이언을 사용할 수도 있다.
물론 비거리와 굴러가는 거리 등을 정확하게 계산해 칠 수 있다면 샌드웨지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문제는 어프로치 샷을 할 때 무조건 샌드웨지를 고집하는 것이다. 샌드웨지를 잡아 '공을 띄워 붙인다'는 막연한 생각은 금물이다. '20m를 띄워 떨어뜨린 뒤 10m를 굴려 총 30m를 보내겠다'는 등 대충 생각하고 샷을 하면 정확성과 일관성이 없다. '비거리가 얼마나 되고' '런이 또 얼마나 날지' 확신하지 못해 자신 없이 샷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샌드웨지로 홀컵에 붙이려고 욕심을 부리면 홀컵을 크게 지나는 경우도 많아 '왔다 갔다 샷'을 하기 쉽다.
◆효과적인 어프로치 연습법
인도어에서 '굴러가는' 어프로치 연습을 하기 쉽지 않다. 띄워서 보내는 거리는 물론 굴러가는 거리를 알 수 없어 어느 정도 크기로 스윙을 해야 원하는 거리만큼 보낼 수 있을지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엔 일단 굴러가는 거리를 제외하고, 목표지점을 정해 일정 거리를 같은 높이로 띄워서 보내는 연습부터 하면 된다. 날아가는 높이와 거리를 조절해 낙하지점까지 공을 띄워서 보낼 수 있게 되면 굴러가는 거리는 필드에 나가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피칭웨지나 갭웨지로 띄워서 5m, 10m, 15m, 20m를 보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한 번 연습할 때 이 클럽, 저 클럽으로 여러 거리를 한꺼번에 연습하는 것보다 '하나의 채'로 '한 거리'를 '한 가지 방법'으로 '하나씩' 집중 연습해 확실하게 몸에 익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연습장에서 최소 80% 이상의 정확성을 보여야 필드에서 50% 정도의 성공 확률을 올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주말 골퍼는 연습 시간이 많지 않아 드라이버나 아이언만 연습하고 어프로치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어프로치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데다 어프로치 연습도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표를 가지고 연습을 하다 보면 거리와 높이 등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어프로치 연습에도 재미를 붙일 수 있다.
◆드라이버도 한 타, 퍼팅도 한 타
퍼팅에는 왕도가 없다. 무조건 많이 연습해 퍼팅감과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퍼팅 성공 확률은 연습량과 자신감에 정비례한다. 하루에 50개씩만 연습해도 1년이면 1만8천 개다. 이쯤 되면 그린에서도 자신 있게 퍼팅을 할 수 있다. 퍼팅 연습의 가장 기본은 '라이'나 '거리 조절'이 아니다.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하게 출발시키는 것이다. 몸과 퍼터 헤드 방향에 대한 자신만의 감부터 잡아야 '라이'나 '거리' 조절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연습 방법은 긴 아이언 2개를 평행하게 나란히 두고 공을 쳐 똑바로 출발시키는 연습인데 공의 방향을 알 수 있어 공을 똑바로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때 나란히 놓은 아이언 사이의 거리는 퍼터 헤드를 중간에 두고 양쪽으로 각 5㎜ 정도 여유 공간을 두는 게 적당하다.
이때 퍼터 헤드는 얼굴의 중간, 공은 왼쪽 눈 아래 오도록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홀컵을 일직선상에서 똑바로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퍼터 그립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퍼터 '진자 운동'하기에 가장 편한 자신만의 그립을 찾으면 된다. 퍼팅할 때는 홀컵에 집중하고 약간 길다는 느낌으로 치는 게 좋다. 퍼팅의 최대 적은 긴장이다. 자신감 있게 쳐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박용준 KPGA 프로(전 대구시 대표 선수'현 페어웨이 골프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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