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해 전 한 흑인이 자신의 출생과 성장의 비밀을 캐고자 오랫동안 그 근본을 찾는 미국 드라마 '뿌리'(Root)가 인기리에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 이 드라마를 볼 때 우리나라는 조상들의 지혜로 간단히 대대로 가문마다 지녀온 '족보'를 찾아보면 쉽고 편리하게 우리의 뿌리와 선조들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을 외국인 친구들에게 가끔 자랑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집안의 소중한 가보처럼 여겨오던 족보도 시대의 흐름에 밀려 예전처럼 그다지 찾지 않는 듯하다. 대구의 인쇄골목으로 잘 알려진 남산동에는 3대째 각 집안의 족보를 전문으로 출간하는 인쇄소를 경영하는 분이 있으니 그가 바로 오늘 칭찬의 주인공, 박도규 대보사 대표이사이다.
나와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동기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효성이 지극하여 단 한 번도 부모님의 뜻을 거스른 적이 없을뿐더러 옆에서 볼 때면 지나치다 할 정도로 공손하였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전도가 창창하던 그가 두말없이 부모님의 가업을 물려받아 노인네들과 머리를 맞대고 족보, 문집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이 방면의 최고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그간 출간한 족보 4천여 종, 문집 3천여 종, 군지, 향교지, 향토지 등을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자료화해 330여㎡(100여 평)의 사무실을 전시관으로 마련, 소중히 보존하고 전시해 이곳에서 각 집안 문중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숨결과 맥박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박 대표의 아들 박종찬 기획실장은 조부인 박노택(朴魯宅) 창업주의 뒤를 이어 지금껏 단순히 출판으로만 그친 족보, 문집, 고문서 등의 사료들을 IT와 접목시켜 전통문화 콘텐츠로 제작하여 한국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한 족보, 고문헌자료들을 종친회나 각종 문화단체 홈페이지와 연계되도록 개발하고 있다.
그 공로로 박도규 대표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그간의 각종 자료들을 전시할 족보문집 도서관을 개설해 시민들이 자녀와 함께 쉽고 흥미롭게 이용하면서 도덕성 회복, 인성교육 등을 고양시킬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남은 여생을 봉사하고자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박지구 한국예절대학 예절실천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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