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학교 우리 동창회] 경북 선산중·고등학교 총동창회

50억 들여 '우정학사' 건립…옛 명성 부활 기대 부푼다

선산중고 총동창회는 지난해 10월 학교 강당에서 동문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선산중고 총동창회는 지난해 10월 학교 강당에서 동문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21회 정기총회 및 동문 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선산중고 총동창회 제공
박태환 선산중고 총동창회장
박태환 선산중고 총동창회장

"조선 인재(朝鮮人才)의 반은 영남에 있고(半在嶺南), 영남 인재(嶺南人才)의 반은 선산중고(半在善山中高)에 있다."

금오산 정기를 받아 봉황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는 구미 선산 비봉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선산중고등학교는 1952년 10월 개교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명문고로 명성을 떨치면서 인재 양성의 산실이었다. 개교 65주년을 맞는 선산중고는 그동안 배출한 졸업생만도 2만5천 명이 넘는다.

그러나 1995년 구미시와 선산군이 통합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구미를 비롯한 대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선산중고는 위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선산중고는 옛 명성을 되찾고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의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학교 및 동창회 등을 중심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선산중고는 지난해 기숙형 공립고, 자율학교로 지정받았으며, 맞춤형 진로 탐색 및 적성 계발 프로그램, 선산고 영재 아카데미 프로그램 등 명문 드림 업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생들의 학력증진을 꾀하고 있다.

특히 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올 하반기쯤에 완공될 생활관 우정학사는 160여 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 우정학사에는 체력단련실과 독서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강의와 수능대비 수준별 특별수업,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 토'일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면학분위기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올해 농촌 명품고와 창의경영학교(교육과정혁신형)로 지정받아 특별심화학습, 무학년 영어수준별 수업과 영어 동아리 활동 등 학생들이 특기와 취미, 수준별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선산고 권광수 교장은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과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을 선산고에 유치하도록 하겠다"며 "기초 학력 신장을 위한 수준별 수업과 보충지도, 교과 학습과 연계한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해 '명문 선산고'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밝혔다.

◆선산학원 장학회와 동문들의 모교 사랑

선산중고 총동창회(회장 박태환·15회)는 1995년 이후 위축돼 가는 모교의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1990년 2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선산학원 장학회를 발족했다. 선산학원 장학회는 매년 2천여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제18대 최종진 총동창회장은 2004년부터 이 기금을 '글로벌 인재' 양성차원에서 매년 우수 신입생 4, 5명을 선발해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시켜왔다.

게다가 올해는 재학생 가운데 25명을 선발해 겨울방학을 이용, 일본 체험학습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선산중고 동창회는 매년 3·1절에 기미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축구 및 족구대회를 열고 있다.

또한 상임이사회, 선산학원장학회 이사회, 각 기별'직능별'지역별 동창회 등이 월별로 개최되고 있다.

특히 개천절에 열리는 총동창회 정기총회는 800여 명의 동문들이 참가해 동문 간의 결속을 다지고 모교애와 향토애를 키우고 있다.

선산중고 총동창회 양진오 사무국장은 "올 연말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문들이 모두 모이는 동문화합의 장인 '선산인의 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산중고 총동창회 박태환 회장은 "오는 2015년까지 5억원의 장학기금을 목표로 동문들을 직능별'지역별로 모임을 활성화해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의 추억

선산중 2회 졸업생인 정쾌동 씨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1회생들은 가교사(지금의 초등학교 체육관 자리)에서, 2회생 3학급은 교실이 없어 운동장에서 미군용 대형 천막 3개를 치고 땅바닥에 가마니를 깔고 공부했다"면서 "그 천막 속 전면에 흑판 하나가 교실 환경의 전부였다"고 개교 초창기의 추억을 더듬었다.

선산중고를 모두 졸업한 조명래 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현재 시인으로 등단하게 된 것이 중학교 1학년 때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타고, 학예회 때 자작시를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중학교 3학년 운동회 때 춘향이와 이몽룡을 주제로 가장행렬을 했었는데 방자 역을 맡아 말을 끌고 운동장을 행진하기도 했다"며 그 당시를 회상했다.

◆학교를 빛낸 동문들

선산중고 동문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정관계에는 이선오(1회) 전 대구지방보훈청장, 김덕(2회) 전 국가안전기획부장, 이정무(7회) 전 건교부장관, 이대영(15회) 전 관세청 차장, 이원석(3회) 전 부산우체국장, 김대호(19회) 경북도의원, 박태환 경북도 교육의원, 김창곤(22회) 영주부시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학계 및 교육계는 정길수(1회) 전 계명대 총장, 김원(1회) 경북대교수, 황의각(6회) 고려대 교수, 김규영(13회) 포스텍 철강대학원장, 강옥기(14회) 성균관대 교수, 김재룡(19회) 국민대 교수, 김은규(23회) 한양대 교수, 김연철(1회) 전 대구광역시 교육감, 박봉태(3회) 전 울산강북교육장, 김초미(9회) 전 영덕교육장, 조명래(16회) 구미교육장 등이 있다.

무관으로는 노무식(1회) 육군소장, 이경구(4회) 육군소장, 안성모(13회) 해군준장, 김영규(17회) 육군준장, 이창현(23회) 공군준장 등이 포진해 있다.

법조계는 조건호(8회) 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 강민구(24회)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조현국(28회) 전 대구지검 경주지청 검사, 김석조(9회) 변호사, 김종환(16회) 변호사, 이선호(21회) 변호사, 남명진(24회) 변호사 등이 있다.

재계는(1회) 최규원 전 금호그룹 부회장, 정하오(2회) 전 현대그룹 사장, 이연기(1회) 전 대우그룹 사장, 이수동(16회) 미국 STG그룹 회장, 김윤호(17회) 지역난방공사 사장 등이 있다.

금융계는 김영대(8회) 전 한국은행 부총재, 김황식(5회) 전 조흥은행 대구본부장, 김창환(6회) 전 대구은행 전무이사 등이다.

의료계는 심재기(1회), 김용길(5회), 박용기(5회), 신홍식(10회), 이재규(12회), 장명익(13회), 문정식(17회), 황언호(28회), 노주형(28회) 등 많은 동문들이 전국 각지에서 개업의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김영일(20회) 동문은 경상북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김천의료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언론계는 최종진(13회)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이재천(17회) CBS 사장, 김태열(16회) 연합통신 국장, 김광태(21회) SBS PD국장, 정통철(22회) 조선일보 기자, 김영기(23회) 서울신문 기자 등이 활약하고 있다.

문화·예술계는 박은호(6회) 구미문화원장, 정대수(9회) 전 대구대 미대학장, 김영자(7회·문인화가), 조동화(16회)·권애숙(21회) 시인 등이 활동하고 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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