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삶] 음악재능봉사단 '웨이브 오브 오카리나 앙상블'

흙으로 빚은 오카리나 합주 "환아들 즐거워 할 때 보람"

음악재능봉사단
음악재능봉사단 '웨이브 오브 오카리나 앙상블' 단원들이 합주 연습 후 오카리나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형기 단장, 이경란, 황신애, 장천종, 서난주, 이주현, 최금자 단원.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시 중구 남산3동 주택가에 자리한 '대구음악사'.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가 되면 아름다운 선율이 퍼진다. 봄비가 양철 처마 끝을 때리는 소리, 마차를 끄는 말들의 경쾌한 발걸음 소리, 이른 아침 햇살이 비치는 숲속 새들의 지저귐같은 소리가 화음이 돼 흘러나온다.

음악사에 딸린 33㎡ 남짓한 공간에서 6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웨이브 오브 오카리나 앙상블'(Wave Of Ocarina Ensemble'이하 오카리나 앙상블)이 합주연습을 하고 있다. 단원은 이형기(48) 단장을 비롯해 이경란(42), 황신애(31), 장천종(43), 최금자(31), 이주현(42), 서난주(42) 씨다.

"흙으로 빚은 악기인 오카리나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음색을 냅니다. 기타나 피아노 등 반주를 곁들이면 클래식부터 가요, 팝송, CCM(현대 기독교 음악), 트로트, 동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할 수 있어 누구나 좋아합니다."

오카리나 앙상블은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이 단장이 2004년 초 음색이 고운 오카리나를 대중화하고 음악적 재능을 통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결성했다. 단원들 모두 음악을 전공했으며 각각 음악 강사와 학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좀 더 폭넓고 다양한 연주를 하기 위해 여러 악기와 접목시키거나 어려운 클래식을 보다 쉽게 편곡해 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카리나 앙상블이 연주봉사활동을 나가면 어느 단체보다 인기가 많다.

현재 오카리나 앙상블은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영남대병원과 곽병원에서 '환자를 위한 음악회'를 열고 있다. 1회 연주시간은 40분가량으로 평균 8곡 정도를 선보인다. 또한 청소년회관, 가족음악회, 지하철역사음악회,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부정기적으로 작은 연주회를 연다. 단원 개인적으로는 지역아동센터와 노인복지회관 등을 찾아 오카리나 무료 강습회를 열기도 한다.

"병원에서 봉사연주를 할 때면 환자의 표정 변화를 단번에 알 수 있죠. 소아암 환자들은 처음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무척 즐거워하며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죠. 오랜 병시중에 지친 보호자들이 고마움을 표시하며 작은 선물을 건네고 눈물을 흘릴 때는 보람을 느껴요."

이경란 단원은 이 같은 청중의 반응에 대해 오카리나가 지닌 자연의 음색이 힘든 상황에서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오카리나는 한 달 정도 연습하면 한두 곡 정도는 연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연령대나 접근하기 쉬운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단장을 제외하면 청일점인 장천종 단원이 오카리나 예찬론을 펴자 최금자, 황신애 단원도 뒤질세라 음색의 매력과 빠른 시간에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오카리나 연주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오카리나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도 쉽게 연주할 수 있어 무척 좋아들 하십니다." 대구수성시니어클럽에서 월 2회 강의를 맡고 있는 이주현 단원도 거들었다.

"정신지체아들과 오카리나를 갖고 노래하고 연주하노라면 그들이 정상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걸 금방 느낄걸요."

'작은 예수의 집'에서 정신지체아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고 있는 서난주 단원은 음악이 장애인의 마음을 여는 효과도 크다고 전했다.

오카리나 앙상블 단원들은 어려운 이웃과의 정서적 교감을 위해 앞으로도 음악봉사를 열심히 할 계획이다.

또 오카리나를 가르치려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세미나도 계획하고 있다.

"비단 오카리나뿐 아니라 음악의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은 것이 저희들의 꿈입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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