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학벨트 뺏기고… 대구경북 국가R&D 투자 해마다 감소

대구경북 연구개발 뭘로 하나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과학벨트) 대전'충청권 지정에 따라 대구경북 국가 R&D(연구개발) 투자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 R&D 투자가 수도권 및 대전'충청권에 몰리면서 대구경북권 투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대 R&D 사업(과학벨트)까지 대전'충청권에 확정된 데 따른 것. 특히 지역 과학계는 1월 신규 지정된 대구(경산) R&D 특구가 과학벨트 유치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전 대덕 특구에 밀려 예산 및 인력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익부(대전'충청) 빈익빈(대구경북)

20일 대구경북연구원 김병태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국가 R&D 사업 투자(11조4천528억원)의 지역별 비중은 수도권 41.4%(4조7천369억원), 대전 30.9%(3조5천388억원) 순으로 대구경북은 각각 2.4%(2천728억원)와 2.7%(3천116억원)에 그쳤다. 특히 대구경북 비중은 2007년 5.8%, 2008년 5.3%, 2007년 5.1%로 갈수록 준 반면 대전 비중은 2007년 27.2%, 2008년 27.5%, 2009년 30.9%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김병태 연구위원은 "연구개발비, 연구인력, 연구기관 등 연구개발 핵심요소 대부분이 수도권과 대전권에 집중돼 시간이 갈수록 그 격차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과학계는 과학벨트 대전 유치로 R&D 투자의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과학벨트는 5조2천억원 규모의 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향후 R&D 투자 금액의 상당수가 과학벨트로 흘러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은 연초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 R&D센터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대구경북 R&D 투자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기업이 수출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하는 데는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R&D센터를 서울이나 수도권에 두면 고급 인력들을 데려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비상걸린 대구 R&D 특구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서는 대전 대덕 특구와 경쟁해야 하는 대구 R&D 특구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식경제부는 1월 20일 기존 대덕 특구와 유사한 대구'광주 R&D특구를 신규 지정'고시했다. 대구 특구 경우 전체 22.25㎢(대구 16.22㎢, 경산 6.03㎢) 규모로 2015년까지 1단계로 국비 4천173억원이 투입될 예정.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다음달 예정의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신규 지정한 대구'광주 특구와 기존 대전 대덕 특구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특구를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행'재정적 지원을 달리한다는 것.

이에 따라 과학벨트 유치로 힘이 실리는 대덕 특구가 대구'광주 특구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29개 정부 출연 연구소가 위치한 대덕 특구에 과학벨트 기초과학연구원까지 들어서면 기존 응용'개발연구 연계에 따른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연스레 연구개발의 핵심역량과 예산이 대덕 특구에 편중될 수밖에 없고, 특구별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대구'광주 특구 지정의 애초 취지 역시 빛바랠 수밖에 없는 것.

이에 대해 김병태 연구위원은 "다만 정부가 과학벨트 예산 중 1조5천억원을 대구'경북'울산에 배정하기로 한 것은 다행 "이라며 "지역 R&D 기능을 차별화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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