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임박했지만 열기가 좀처럼 일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스포츠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가 성공하려면 대구시민은 물론 세계인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대회 조직위원회와 대구시가 시민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만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구경꾼'으로 밀려난 시민들
이달 19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마라톤코스 이어달리기 행사 현장. 공무원과 대학생 홍보단과 시민서포터스 등 대회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게 무슨 일이냐, 유명 가수라도 왔냐"며 주변 사람들에게 묻기 바빴다. 대구세계육상대회에 관심 있는 시민들도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이 적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직장인 조희(25'여) 씨는 "가뜩이나 육상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데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대회가 시작돼도 시민들의 무관심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붐이 일지 않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꿰었다"고 지적한다. 대회 운영과 입장권 판매 등에만 매달리다 보니 정작 대회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소홀히 했다는 것. 축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민단체와 학계, 기업, 교육계 등 각계 각층의 협의체를 만들어 대회 분위기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야 했다는 것.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구시가 지역 시민단체가 활동하는 각 분야에서 경기장 주변과 도심에서 이벤트를 열고 붐 조성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했더라면 열기가 불었을 것"이라고 했다.
육상인들은 또 육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동호인들을 붐 확산의 저변으로 삼고, 가장 관심이 큰 종목인 마라톤코스 주변에 시민참여의 장을 만들어 준다면 대회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는 제안도 하고 있다.
권욱동 대구대 교수(스포츠레저학과)는 "2005년 헬싱키 대회의 경우 인구가 대구보다 적은데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축제나 발표회가 도심 곳곳에서 벌어졌다"며 "코스 주변 서너 곳에서 소규모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축제 공간을 더 확대한다면 시민들의 호응도 뜨거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타디움 일대를 축제의 장으로
대회 조직위와 대구시는 대구스타디움 주변에 육상체험 전시관과 삼성, 아디다스, 도요타자동차 등 기업 전시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작가들과 연계한 환경 관련 캠페인도 펼친다.
문동후 대구육상선수권조직위 사무총장은 "로봇을 비롯한 첨단 장비, 전기차 등을 전시관에서 볼 수 있고, 다양한 전시공간이 마련되기 때문에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라고 했다.
예선전이 집중된 오전 경기는 낮 12시쯤 끝나고, 오후 경기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된다. 이 때문에 경기가 없는 7시간 동안 사람들을 얼마나 대구스타디움 주변에 붙들어 두느냐가 대회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열쇠다.
그러나 전시공간만으로 경기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을 하루 종일 붙잡아두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대회기간 동안 대구스타디움뿐만 아니라 진입로 일대를 온통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은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에서 대구스타디움까지 2㎞ 구간을 각종 문화 예술이 숨 쉬는 마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거리 곳곳에 풍물패가 흥겨운 길놀이를 펼치고, 대회 마스코트인 살비 캐릭터 모양의 투어바이크로 관객들을 실어나르거나 대형 살비 인형으로 시민들과 함께 걷는 등의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메달리스트들과 사진찍기, 스포츠 관련 퍼포먼스를 다양하게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대 이주희 교수(관광경영학과)는 "대회기간 동안 관광객들이 갈 곳을 만들고 전달하는 기획이 필요하다. 한국적인 문화와 대구경북의 근원을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성현'백경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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