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스피 최대 폭락 외국인 '셀 코리아'

8일간 "팔자" 행진, 3조원 이상 팔아치워

코스피 지수가 1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06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중심에는 외국인 매도세가 있었다. 외국인은 8거래일 동안 3조3천억원을 팔아치웠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79포인트(2.64%) 내린 2055.71, 코스닥은 13.30포인트 하락한 472.94에 마감했다.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뉴욕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정장세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일본 대지진 이후 최대 수혜자였던 국내증시에 대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23일 2055.71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는 2009년 11월 27일(75.02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4천93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8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기관도 550억원을 팔았다. 개인도 4천614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외국인은 고공행진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팔아치웠다. 운송장비(-5.11%), 화학(-4.02%) 등 기존 주도주가 일제히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지수를 떨어뜨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물론 증시 리더라 꼽혔던 자동차'화학'정유주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1.02%)를 비롯해 자동차업종 대표주인 현대자동차(5.39%), 기아자동차(4.69%)의 낙폭도 상당했다. 화학업종 대표주인 LG화학도 3.49%, 정유업종 대표주인 SK이노베이션은 5.96%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전거래일 기준 1천184조3천950억원이었던 것이 1천153조4천580억원까지 내려갔다. 하루 만에 31조원 가까운 돈이 증발했다.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종목은 OCI와 삼성중공업, 현대자동차, LG전자,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LG화학 순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23일 코스피 폭락의 원인으로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과 미국 뉴욕증시 하락을 꼽는다. 그러나 외국인 중심의 국내증시에서 3조원 이상 매도했다는 점에서 더이상 매도세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복용 신한금융투자 시지지점장은 "그리스 사태와 뉴욕증시 하락은 조정의 빌미일 뿐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펀드멘탈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도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1원 오른 1097.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원 이상 급등한 것은 지난해 11월 26일 전일보다 21.7원 올라 1159.5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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