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학교는 우리 농촌의 현실과 함께한다. 농촌은 청년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적막한 곳이라는 생각이 우리들 머리 속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농촌 학교도 아이들이 없이 쓸쓸히 폐교를 맞는 곳이 허다하고, 지금도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다.
농촌 학교는 이대로 사라져야 하는가? 대부분 농촌학교가 위치한 자연환경을 보면 문을 닫게 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학교 전체 인원 수가 천 명 이상인 도시 학교가 많은데 이런 곳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도시에서 우리 학교로 전학 온 아이들이 자연이 주는 편안함에 마냥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무조건 큰 학교가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농촌 학교가 나아갈 바는 여기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자연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체득하게 하는 교육! 이 점을 학부모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농촌 학교가 도시 학교보다 더 좋은 환경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 학교처럼 전자칠판과 노트북 컴퓨터를 활용한 사이버 교육은 오히려 작은 학교가 유리할 수 있다. 농촌 지역 특성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학교에서 운영 중인 양동문화재지킴이 활동, 양동예절체험, 사자소학 강좌 등은 양동마을에 자리한 학교의 이점을 살린 것이다.
또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의 질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없어 저학년부터 학원으로 보내는 도시 학부모가 수두룩하다. 알찬 구성의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통합운영으로 같이 어울려지내는 공동체 활동 프로그램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농촌 학교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속적 지원이 필수다. 우리 학교는 교과부로부터 전원학교로 지정받아 좋은 결실을 얻고 있다. 하지만 지원 기간이 끝나는 내년 이후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줄여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최소한 현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이 뒤따라야 농촌 학교가 살 수 있다.
남무열 양동초교 교장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