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를 나와 각종 명성을 쌓고 이 시대의 최고 지식인으로 평가받던 경남 모 대학교수가 아내를 살해했다. 재혼 1년만이다. 이혼 소송 중이던 아내 박 모(50)씨를 갈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24일 구속된 강모(53) 교수의 이력은 화려하다.
"과연 엘리트 교수 남편의 우발적 범행인가, 지식인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던 계획 살인인가?"
경남 모 대학 교수 강모(53)씨의 아내 박모(50)씨 50여일 전에 실종됐다. 그러다가 23일 결국 남편인 강씨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드러난 가운데, 아내를 살해한 교수 남편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우기고 있다.
"이혼소송 문제 때문에 만났다가 다퉜고,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목을 졸랐다"고 했지만 강씨는 범행 전인 지난 3월27일 부산 북구 덕천동 모 아웃도어 매장에서 스포츠용 대형 가방을 구입했다. 이 장면은 매장 CCTV에 찍혔고, 이 가방은 살해한 아내를 유기하는 데 사용됐다.
또 살해된 아내 박모씨의 시신은 허리와 다리, 목에 쇠사슬과 빨랫줄이 감겨있었고, 하반신은 포댓자루로 덮여있었다. 사전에 준비한 게 아니면 쇠사슬이나 포댓자루는 가정에 잘 비치되어 있지 않는 물건이다.
강씨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대를 나왔고, 이후 계산통계학 석사를 딴 뒤, 지난 1985년 경남 모 대학 컴퓨터 공학부 교수가 됐다. 지난 90년엔 미국의 한 주립대 객원교수로 강의에 나섰고, 귀국한 뒤 26년간 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보직교수를 거쳤다. 95년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2005년엔 한국컴퓨터범죄연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2007년에는 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사업단장을 맡아 IT 분야 우수인재를 배출하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지 않아 3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치면서 굴곡진 인생을 살았고, 살해된 박씨와는 7년여 전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강 교수는 이혼사실을 숨긴채 지난해 3월 박씨와 결혼했고, 이후 가정은 삐걱거렸다. 살해된 아내 박씨는 남편 강교수에게 결혼 지참금으로 준 4억원을 돌려달라면서 결혼 6개월만에 협의이혼소송을 냈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일 밤 11시께 강씨는 해운대 인근 모 호텔 주차장에서 아내를 만난 뒤 자신의 그랜저 안에서 박씨를 살해했고, 차량으로 이동해 을숙도대교에서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강씨는 직접 그랜저 차량을 몰고 1시간30분 뒤인 3일 오전 0시30분을 전후해 만덕터널을 지나 자신의 주거지 아파트가 있는 만덕동 부근까지 왔다가 이날 오전 1시2분께 아파트 주차장에 그랜저를 주차시킨 뒤 걸어서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이후 강씨가 다시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온 시점은 오전 5시가 넘어서인데 경찰은 강씨가 이 시간 동안 시신을 유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에서 목졸라 살해안 아내 시신을 어떻게 을숙도대교까지 어떻게 옮겼을까. 제3의 차량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공범 가능성을 철저하게 조사해야하는 이유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홈페이지
최미화 뉴미디어국 기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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