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부상한 것은 수출 덕분이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한 지도 8년이 지났다. 과거 한국전쟁 이후 한국의 최대 시장이었던 미국의 비중은 10%대로 줄었고 지금은 중국이 25%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사상 최고치 이익을 내고 있다. 한국 기업의 이익은 대부분 수출에서 나온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412억달러. 홍콩, 대만을 포함한 대중국 무역흑자는 700억달러나 된다. 중국에서 벌어서, 먹고, 쓰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한국경제의 운명(運命)'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중국은 5년 단위의 경제계획을 세워 경제를 운영한다. 2011년은 12차 5개년 계획의 첫 해다. 중국은 값싼 제품의 수출이 너무 잘돼 쏟아져 들어오는 달러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고성장의 과실을 따먹으려고 덤비는 전 세계의 핫머니까지 겹쳐 중국은 달러 홍수에, 인플레 압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과거 30년 간의 수출중심성장에서 내수중심성장으로 경제성장의 정책 방향을 바꾸었다. 강대국 중에서 소비의 비중이 50%를 넘지 않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향후 5년 간 37%대인 내수를 50%대로 올리고 싸구려 경공업 중심의 수출산업 구조를 첨단산업으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도시화를 진행시키고 자동차, 가전 등의 내구재 소비촉진을 위한 정부지원을 늘리고 월 소득 3천위안(51만원) 이하 소득자에게는 세금을 면제해주면서 내수시장에서 구매력을 높였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태양력,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신소재, 첨단장비, 차세대IT, 바이오, 환경산업 등 7대 신성장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이미 중국은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투자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되었다.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한국의 수출호조는 중국의 내수 활황 덕분이다. 석유화학, 자동차, IT업종의 수출호조는 중국의 영향이 크다.
중국은 지금 도시화가 매년 1%씩 진행되고 있다. 매년 1천300만 명의 인구가 도시로 들어온다. 당장 이들이 살 도시의 집이 문제가 된다. 중국의 집값이 폭등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강한 실수요가 뒷받침된 투기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금년에 1천만 채의 서민용 주택을 짓는다. 2015년까지 3천600만 채의 집을 더 지을 계획이다. 집을 사면 다음은 가전제품, 그 다음은 자동차와 옷을 산다. 중국의 내수확대에 따른 원자재, 내구재, 중장비의 최적의 공급지는 한국이다. 한국은 중국의 내수 확대에 과거 베트남 특수나 중동특수보다 더 긴 호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세계경제에서 중국을 빼면 아무것도 안 되는 시대가 왔다. 날아다니는 호텔이라는 별명을 가진 에어버스의 초대형 최첨단 비행기 A380, 구찌, 루이비통, 티파니 등의 유명브랜드 명품의 최대 고객이 중국이다. 미국, 유럽의 미술품경매의 최대 큰손도 중국이다.
전 세계 금융계의 M&A시장 돈줄도 중국이다. 미국 금융기관 부도에 돈을 넣은 나라도 중국이고, 남유럽의 부도난 PIGS국가의 채권을 사준 나라도 유럽국가들이 아니라 중국이다. 경기부진에 빠진 미국과 유럽에 적게는 200억달러, 많게는 450억달러씩 물건을 사주는 '통 큰 상인'도 중국이다.
불쌍한 검은 대륙 아프리카 48개 국에 원조하고 금광, 동광, 희토류 금속, 에너지를 캐가면서 '워싱턴 컨센서스' 대신 '베이징 컨센서스'를 심는 나라가 중국이다. 한국 증시에서도 '4대천왕, 7공주'로 일컬어지는 소위 대박주들도 자세히 보면 모두 중국에서 돈 잘 버는 중국 관련 종목들이다. 지금 중국에 팔든지, 중국과 관련된 것을 팔면 대박인 시대다.
요즘 중국 버블론과 붕괴론이 많이 떠돈다. 중국의 불행, 중국이 망하는 불행보다 중국이 망하면 그 후광에 밥 먹고 살던 한국이 더 빨리 망가지고 한국이 더 크게 불행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논리라면 중국보다 서방세계가 더 빨리 망한다. 그럴 가능성에 논쟁하고 있을 때가 아니고 중국이 세계 1등이 되면 한국은 1등의 등에 올라타 '특등을 하는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고 방법을 찾을 때다.
전병서(중국경제금융센터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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