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리런(沈立人) 지음/北京:民主與建設出版社/2005
농민은 천하의 근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던 전통농업국가 중국에서 농민의 존재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통계상으로는 여전히 농민이 대다수인 농업 국가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중국 농촌에는 노인과 아이들만 남았습니다. 젊은 남녀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습니다. 연평균 5천위안(약 80만원) 정도의 농촌 소득으로는 자녀들의 학용품 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션리런 교수가 저술한 '중국농민공'에 보면 중국 사회에서 농민의 대량 이주가 시작된 것은 1989년부터라고 합니다. 농민공이란 단어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세계 어느 국가의 사전에도 없는 말로서 대량의 농민집단이 도시로 이동하는 현상, 일명 민공조(民工潮)의 결과물입니다. 농민공은 도시호구와 농촌호구라는 특이한 호구제 하에 생겨난 일단의 사회군체(群體)입니다. 도시에 살고 있지만 호적은 농촌에 두고 있으며, 대부분 완전한 공인(工人)의 자격을 얻지 못하고 임시 근로자로 살면서 도시와 농촌을 오갑니다. 이 때문에 이들은 도시인이 누리는 제반 사회적 보장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의료보험은 물론이고, 자녀교육이나 최저생계에 대한 보장도 없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다 같은 중국 국민이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 농민공이 적은 일기를 소개합니다. "비록 우리가 발전된 도시에서 살고 있다지만 생활방식을 보면 낙후된 농촌생활과 다를 바 없다. 우리 농민공들이 입는 옷이나 먹는 음식은 너무 허름하고 험하다. 사는 곳도 집단거주지나 공사장의 임시 막사가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정을 꾸린 사람들도 기본적인 가전제품이나 위생시설조차 없다. '먹는 것'이 일상의 목표이며, 이동수단은 자전거이다. 노동 강도가 높고, 휴식시간이 짧아서 만성피로 상태에 있다. 자녀들은 해당지역에서 마련한 민공자녀학교에 입학시키지만 교육의 질이 너무 낮아서 졸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사고로 인해 매일 약 400명이 사망하고 5천 명 이상이 부상을 입는데 그 중 농민공이 80% 이상이다. 그들에 대한 보상이 전혀 없다."
어느 사회이든 발전과정에서 약간의 희생은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농민은 늘 생산의 근본이었고, 역사의 주역이었습니다. 사회주의 중국을 탄생시킨 주역도 농민이었습니다. 그런 중국 농민이 방황하고 있습니다. 만약 중국이 중국발전과정에서 만들어 낸 '사회적 약자'인 농민공을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중국은 또 다른 혁명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경북대 한중교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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