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표 구하려면 '1박2일'…발 묶인 울릉주민들

관광성수기를 맞아 울릉도'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지역 주민들이 배표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달 들어 포항~울릉 간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를 이용하는 주민 70~80명 정도는 매일 배표를 구하지 못해 포항에서 하루 이상 묵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탁(50'울릉읍) 씨는 "최근 여객선이 울릉~포항과 취항한 강원도 묵호, 울진군 후포 등 3개 노선이 운항 중이지만 지역민들의 육지 왕래는 오히려 더 불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모(45'여'울릉읍) 씨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자격증 시험을 쳐야 하는데 배표를 구하지 못하면 큰일"이라면서 "울릉 주민들은 배표가 없어 출장도 가지 못하고 병원 예약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달 15일에는 월요일 출근하는 울릉군청 공무원 등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여객선터미널에 대거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날 배표를 구하지 못한 주민 100여 명은 여객선사에서 제공한 버스를 이용, 강원도 묵호로 이동해 그곳에서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는 촌극을 빚었다.

이에 따라 대아고속해운사는 "타 여객선사 측의 여객선인 오리엔트호가 취항할 때까지만이라도 주민들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증선을 하겠다"며 16일 울릉군에 증선 협조요청 공문을 냈다.

하지만 울릉군은 17일 긴급 간부회에서 "특정업자 봐 주기 의혹이 제기될 수 있어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지역 주민들은 "기존 여객선사가 주민편의를 위해 여객선을 임시 증선까지 해 주겠다는데도 불구하고 울릉군이 탁상논리로만 대응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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