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7시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 대공연장. 무대 중앙의 큰 화면에는 황토 빛깔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해와 바다가 생기고 갈매기가 날아가는 그림이 그려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물을 뿜는 고래로 변했다. 관객석 여기저기서 "우와" 하는 감탄이 터져나왔다. 한쪽에서는 "고래다" "아니, 섬 그림이야"라며 그림 맞히기 경쟁도 붙었다.
매일신문사가 주최한 '제2회 청소년축제한마당 청춘, 꽃피다'가 이날 1천여 명의 청소년과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행사는 모래로 그림을 그리는 '샌드애니메이션'과 비보이의 합동 공연, 인기가수 에이트, 허각, 애프터스쿨의 무대로 이어졌다. 교복 입은 중'고생부터 자녀 손을 잡고 온 부모들까지 1천여 명의 관객들은 2시간여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허미숙(46'여'동구 신천동) 씨는 "가족끼리 공연을 볼 기회가 적은데 좋아하는 가수가 나온다고 해서 직접 티켓을 끊었다. 공부할 땐 하고 쉴 땐 제대로 쉴 수 있게 하는 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사회복지사 한혜영(23'여) 씨는 "함께 온 아동센터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 연예인들을 보고 좋아하는 학생들을 보니 흐뭇하다"며 만족해 했다.
이어 오후 8시 인기그룹 에이트가 나오자 어둡던 객석이 휴대전화 불빛으로 밝아졌다. 일부 학생은 의자 사이 틈새에 휴대전화를 고정하고 녹화까지 했다. 10여 명의 학생들은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무대로 뛰어가다 안전요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노래가 시작되자 대부분의 관객은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좌우로 흔들며 함께 따라 불렀다. 후렴 부분에 이르자 가수 중 한 명이 앞에 앉아있던 초등학생을 지목했다. 무대 밑으로 잠시 마이크를 넘기자 그 학생은 "밥만 잘 먹더라~"라며 멋들어지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난 후 에이트의 백찬이 "니, 억수로 잘하네"라며 사투리로 칭찬하자 관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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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학생들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잊게 하고 미래에 대한 용기를 심어주는 시간이 됐다. 은동희(18'경원고 2) 군은 "공부하느라 바쁘지만 좋아하는 가수가 나와 잠시 짬을 냈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것 같다"고 좋아했다. 조은솔(16'안심중 3) 양은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멋지게 노래하는 가수들의 모습을 보니 감동이었다"며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꼭 공군 조종사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 이날 공연은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이창환·백경열기자 영상취재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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