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각종 병폐 중 하나가 음란물의 범람이다. 음란물 산업은 인쇄물(소설'잡지'사진'만화)이나 동영상(영화'비디오), 통신(전화채팅), 성인용품 등을 통해 성적 자극을 유발해 돈을 버는 산업으로 어느 나라에나 존재한다. 따라서 각 나라는 음란물 범람을 막을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해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 얼마 전 뉴스위크 인터넷판에 보도가 될 정도로 음란물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국가에 속한다. 국민들은 음란물에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 속으로 들어가 금방 접속할 수 있다. 보통 호기심으로 몇 번 정도 접속을 하는 경우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약물이나 도박 중독과 유사할 만큼 자극의 강도가 더 강해져야 만족을 느끼고 점점 변태적인 자극을 추구하거나 차단시 금단증상 같은 것이 나타나 안절부절못하는 경우가 되면 음란물 중독이라 할 만하다.
미국과 비슷하게 한국도 인구의 5% 정도가 중독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음란물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극적이고 변태적인 성향 때문에 불감증이 생기거나 부부관계를 거부한 채 음란물을 통해 만족을 찾으려고 하거나, 모방적 변태 성행위를 요구하기도 한다. 또 음란물 접촉을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어 배우자 간 신뢰를 상실하고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게 한다. 중독의 막장 단계는 외설물에서 본 내용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 성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술을 먹는다고 다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정상인이라면 음란물에 노출되더라도 대부분은 일시적 호기심으로 끝난다. 그러나 성장기 가정 환경부터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음란물 중독에 빠져들기 쉽다. 하지만 중독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규명하기는 어렵다. 원인을 모르니 음란물 중독은 치료가 쉽지 않다. 우울증이나 강박증 같은 정신질환이 동반되면 항우울제를 투여하기도 하고, 성욕이 지나치면 남성 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방법뿐이다. 치료를 전담하는 기관을 찾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박 철 희(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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