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경반점은 입소문으로 유명해졌다. 대표메뉴는 전가복이다. 현대동물병원 이우열 원장은 연경반점이 처음 문을 열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음식은 고향과 같은 모양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밴 그 음식의 맛을 어른이 돼서도 그리워하듯 이 원장은 아직도 그 맛과 정을 잊지 못해 중동까지 찾아간다. 연경반점에서 전가복을 먹고 나면 '오늘 참 좋은 음식을 먹었다'는 만족감으로 마음이 뿌듯해진다.
외지에서 온 손님 중 '연경반점의 전가복 맛을 보고 싶다'는 사람이 종종 있다. '연경반점 전가복'은 이제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의 반열에 오를 만큼 유명해졌다.
연경반점은 1993년 봉덕동에서 시작됐다. 12년 동안 대구사람들에게 전가복이라는 음식을 전파했다. 초창기 당시 기관'단체장들의 단골집으로 주목받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2006년 9월 현재의 수성구 중동으로 이전했다. 봉덕동에서 함께 영업했던 현대동물병원 이우열(49) 원장은 "봉덕동에 있을 때는 비좁고 허술했지만, 그때부터 손님들이 자장면과 짬뽕보다는 전가복을 많이 주문했다"고 했다. 이 원장은 요즘도 여전히 전가복과 쟁반자장면을 시키는 버릇이 변하지 않고 있다.
봉덕동 옛 친구(?)가 찾아왔다는 소식에 연경반점 손보충(52) 사장이 자리를 함께한다. 손 사장이 동석하면 그날은 행운이다. 맛있는 요리를 서비스로 제공해주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이날 해삼요리인 금사오룡과 깐쇼새우 등 고급요리를 선보인다. 손 사장은 "손님들이 전가복에 대해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가복(全家福)은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이니 행복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정담을 나누는 사이 짜~잔 전가복이 출현(?)했다. 커다란 접시에 가득 담긴 풍성함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전가복은 송이, 대게, 전복, 대하에다 청경채, 아스파라거스 등 각종 해물과 채소, 양념류 등 20여 가지가 어우러졌다. 요리 속에 든 재료들이 하나하나 선명하다. 큰 새우와 게살의 주홍빛이 식욕을 재촉하고 큼직하게 썬 자연산 송이와 해삼, 조갯살 등 각종 해산물이 먹음직스럽다.
무슨 음식이든 가리지 않는다는 임도연 부원장은 "전가복은 맛도 좋지만, 그 모습만 봐도 몸에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행복한 표정이다.
이혜민(29) 미용 실장은 "중국음식점에서는 늘 짬뽕과 자장면을 즐겨 먹는다"며 "전가복은 처음이지만 정말 고급요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이 원장의 부인 김자미(45) 씨도 연경반점의 오랜 친구다. "연경반점의 경영비법은 무엇보다도 질 좋은 고급 재료를 아낌 없이 쓰고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이라고 알려준다.
이우열 원장도 "오랜 전통에다 좋은 재료, 푸짐한 양으로 손님들을 접대하면서 맛까지 좋아 중국요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며 부인의 의견에 공감한다.
박경동(30) 부원장은 "부산 출신이라 대구에서 맛있는 해물 음식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연경반점에서는 싱싱한 해물을 쓰는 것 같다"고 평가한다. 전가복은 송이, 전복 등 해산물이 한 점 한 점 씹히는 맛과 감촉이 독특하다. 야채도 아삭아삭하게 소리를 내면서 씹힌다.
전가복을 처음 먹어본다는 김하은(22'수의테크니션), 이은지(23) 씨는 "자연산 송이향도 향긋하고 전복, 조갯살 등 해산물이 담백하다"며 "무엇보다 느끼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해서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전가복 맛을 즐기는 사이 화려한 금사오룡과 깐쇼새우가 등장한다. 금사오룡은 해삼 속에 새우살을 채워놓고 동그랗게 말아서 튀긴 독특한 맛이다.
깐쇼새우는 큰 국산 새우에 붉은 양념으로 튀겨내 겉모습부터 군침이 된다. 두 요리는 약간 매운맛에다 감칠맛을 더하며 계속 유혹한다.
손 사장은 "전가복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게 해준 요리"라고 설명했다. 진귀한 요리를 맛본 후 쟁반자장에다 부드러운 누룽지탕까지 가세했다.
전가복은 7만5천원(3, 4인용), 특전가복(전복'송이'해산물 추가)은 11만원이다. 금사오룡과 해삼돈족은 각 9만원, 해삼류인 홍소해삼은 8만원, 국내산은 13만원이다. 유산슬, 양장피, 팔보채는 각 4만원이다. 주말과 휴일 저녁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
예약은 053)763-5988, 765-5988.
##추천 메뉴-특제 돼지고기찜
손보충 사장은 대구화교협회장, 대구화교중학 부이사장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연경반점의 새 메뉴로 떠오르고 있는 음식은 특제 돼지고기찜이다. 동파육의 일종으로 삶은 돼지고기를 튀긴 후 다시 찌고, 오향장을 첨가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 특별소스로 마무리한다. 오향장의 냄새가 밴 구수한 맛에다 연한 살은 씹는 순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2개월 전에 개발해 손님에게 선 보인후 벌써 인기메뉴 대열에 합류했다. 손 사장은 "앞으로 상어지느러미 등을 보충해서 더욱 고급화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이홍섭기자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