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국제공항 백지화 과정에서 분권과 반분권, 지역균형발전과 수도권(중심) 주의가 대립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반분권, 수도권중심주의의 핵심에 서울지역 언론이 있다."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등 지역 10개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오후 대구MBC 강당에서 "수도권 중심주의와 언론을 해부한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선 계명대 오창우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와 대구가톨릭대 남종훈 언론광고학부 교수가 각각 '동남권신공항 관련 신문보도 분석'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언론의 역할-방송의 뉴스프레임 비교'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토론이 열렸다.
◆동남권 신국제공항 신문보도 분석
오창우 교수는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정략적으로 D학점을 준 꼴로 경제적 명분을 앞세워 정략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신공항 백지화는 "청와대가 신공항 무용론을 흘리면 서울 언론이 추측보도 후 사실보도화 한 뒤 최종 결정하는 일반적 정책결정과정의 재탕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이른바 서울 언론은 '여권 일각 신공항 백지화 가능성' '공항보다 기업이 대구경북에 도움' '신공항 두목소리, 과열되는 정부압박' '김해공항 군시설 빼고 확장하는 게 신공항 짓는 것보다 경제적' 등등 신공항을 반대하는 전위대가 됐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이후에도 '공약 버리고 국익 선택했다…MB 고뇌의 결심' '백지화 수용하는 듯한 박근혜' 등 정부결정을 지지하고, 지역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의도를 보였다는 것.
오 교수는 결론적으로 "경제적 관점에서의 신공항 무용론은 허구이며 서울과 수도권의 승리로 결론 난 것은 서울의 정치체계가 지역을 포함한 기타 체계를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서울 언론도 서울 정치체계의 한 주축"이라고 평가했다.
오 교수는 지역언론의 신공항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논리 부족, 감성에만 의존하는 듯한 보도, 지역민과의 공감대(Public Relations) 형성 실패 등의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지방의 결단과 실천이 중요
주제발표 이후 강주열 영남권통합신공항재추진결사위원회 위원장, 허미옥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황종규 동양대 행정학과 교수, 언론계 대표 등이 토론을 벌였다.
황 교수는 "신공항 무산과정에서 잘 드러났듯이 정부는 수도권 주의의 한 실행자에 불과하다. 수도권 일극주의에서 지방이 상생하는 다극주의로 가기 위해서는 의제결정을 주도하는 집단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 언론도 지역 언론이 지향해야 할 지역주의와 자기정체성에 대한 지역민을 위한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신공항 백지화의 주역은 서울 정치권, 서울지역 메이저 언론, 정부"라며 "서울 언론들은 노골적으로 지방을 지역 이기주의에만 매달리는 생떼집단으로 묘사하고, 자신들의 주장은 국익과 나라를 위한 주장인 것으로 논조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지역 언론이 영남권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런 보도행태를 보인 것은 신공항에 투자되는 예산에 배가 아픈 것이 아니라 남부권이 수도권에 기대지 않아도 되는 독자적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토론자들도 "지방은 안중에도 없는 서울지역 언론의 행태는 일회성이고. 단순히 비롯된 것이 아니라 모든 권력과 자본이 집중된 서울, 수도권이 돈과 권력유지를 위한 몸부림"이라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세미나 주관단체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대구참여연대, 영남권통합신공항재추진결사위원회, 대구경북언론노조협의회, 대구경북언론학회, 대구경북기자협회, 지역방송협의회, 대구KYC, 구미YMCA(무순)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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