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제3제국' 아르투어 묄러 판 덴 부르크

히틀러 집권기의 독일을 '제3제국'이라고 한다. 1934년부터 나치가 쓰기 시작했지만 나치가 만든 말이 아니다. 바이마르 공화국 때부터 나치정권 초기까지 독일 지식계를 지배했던 반서구'반자유주의적 '보수혁명'의 사상적 기초를 제공한 문화사가이자 작가인 아르투어 묄러 판 덴 부르크가 1923년에 펴낸 책 '제3제국'에서 차용했다.

1876년 졸링겐에서 태어났다. 학교 교육에 관심이 없어 퇴학당했으나 독학으로 많은 책을 쓸 만큼 머리가 뛰어났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독일어판 전집을 처음 펴낸 것도 그다.

독일적 가치를 강조한 여러 글을 통해 당시 대학생을 포함한 독일 보수주의 운동에 강력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제3제국'에서 그는 제1제국(신성로마제국)은 유럽을 형성했으나 제2제국(독일제국)은 자유주의를 용인했기 때문에 붕괴했다며 이제 독일인은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추방해 모든 독일적 가치를 구현하며 천 년간 지속될 제3제국을 건설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는 히틀러를 '프롤레타리아적 원시성'에 갇혀있다며 거부했으나 이런 그의 생각은 나치의 구미에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1925년 오늘 자살했다. 매독으로 인한 신경쇠약이 원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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