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뇌과학·유전체산업 시너지 주목

'뇌-게놈 양날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의료산업 허브를 넘어 차세대 생명공학 메카로 발돋움할 전기를 맞고 있다.

과학 분야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뇌' 산업을 아우를 국가 전문 연구 기관(한국뇌연구원)에 이어 미래 바이오 산업의 핵심 분야로 꼽히는 유전체 산업을 선도할 '인간 게놈(유전체) 정보센터'(가칭)의 첨단의료단지 내 설립 계획이 속속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과학계는 대구첨단의료산업이 뇌 및 유전체 산업과 맞물려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뇌 시너지 효과

31일과 다음 달 1일 교육과학기술부 절대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으면 설립이 확정되는 뇌연구원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분원 형태로 첨단의료단지 내 5만2천㎡ 부지에 설립된다.

뇌 연구원은 뇌과학과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을 연계한 각종 융합 연구를 수행할 뿐 아니라 뇌질환 연구를 병행하는 곳.

정부 뇌연구촉진계획에 따르면 뇌연구원은 뇌과학'뇌인지, 뇌의약학, 뇌공학을 주로 연구하며, 세부 연구분야로는 ▷뇌질환 진단 및 치료'예방 연구(뇌치료) ▷뇌 3차원 회로지도 구축 및 이를 통한 신경망 연결구조와 기능 규명 연구(뇌이해) ▷뇌신경세포 간 신호전달기능 조절'기능 제어 연구(뇌제어) ▷학습'언어'기억 등 인지 감성 메커니즘 연구(뇌계발) 등이다.

이에 따라 DGIST와 대구경북첨단의료단지는 뇌 치료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치매나 우울증 등 뇌질환이 급증하면서 뇌신경질환 의약품 시장은 2007년 기준 전체 제약시장의 15%(152조원 규모) 가까이 급성장했다. 2010년 기준 뇌질환 의료영상기기 시장 역시 175억달러 규모로 급팽창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단지의 장기 목표는 합성 신약 및 IT 의료기기 개발로, 뇌연구원 유치에 발맞춰 뇌질환 분야 신약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각종 뇌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된 바 없다. 뇌 연구원이 뇌질환 메커니즘 규명에 성과를 내면 첨단의료단지 뇌질환 신약 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다.

DGIST와 대구경북첨단의료단지는 또 뇌 분야 로봇 의료기기 개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DGIST는 국내 유일의 뇌과학 학과를 두고 있고, 지난해 대구시가 로봇진흥원까지 유치하면서 8월 준공 예정의 첨단의료단지 의료기기센터 연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체 시너지 효과

대구시가 정부 구상에 발맞춰 지난 2월부터 연구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첨단의료단지 내 유전체센터 설립 역시 유전체 산업과 첨단의료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유전체센터에 대한 정부 구상은 급성장하고 있는 선진국 '유전체 분석시장'을 따라잡겠다는 의도에서 나왔다. 유전체 분석시장은 2007년 이래 매년 25%씩 고속 성장하고 있으며, 2015년 이후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과학계는 자칫 선진국에 모든 이권과 로열티를 뺏길 우려가 있다며 국가 차원의 유전체 연구거점을 요구해 왔다.

과학계에 따르면 유전체 정보의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신소재'식품'대체에너지 분야와 함께 대구경북첨단의료단지를 비롯한 국내 의료 산업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신약 연구개발(R&D) 사업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의료시장의 최대 화두는 개인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표적) 신약(치료제) 개발이다. 화이자, 머크, 로슈 등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이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맞춤형 신약 개발의 핵심은 개개인의 유전자와 질병 발생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하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신약 개발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특정 개인에게 딱 맞는 신약 개발로 바뀐다는 의미다.

유전체 정보 분석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다. 20세기 인간게놈프로젝트 출발 당시 유전자 정보 분석은 1명당 25억달러가 소요됐지만 2010~2015년 사이에 1천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 시스템뿐 아니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대구시 첨단의료복합단지추진단은 "유전체 산업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다음 달 중 세미나를 통해 지역 의료'과학계와 머리를 맞대고 세부 추진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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