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여행! 꿈은 이루어진다. 대구경북권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참으로 바쁘게 살아왔다. 독일 유학시절 반바지 입고 라운딩했던 지도교수와의 골프에 대한 환상이 항상 남아있었고, 생활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기면 다시 골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대학강사가 골프를 즐기는 것은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했고 임시방편으로 스크린골프로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졌다. 매일신문과 고나우여행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독자 태국 무료탐방단(신혼여행 탐방단·자유여행 투어 탐방단·대학생 해외 문화탐방단·골프여행 탐방반)에 선발돼, 특별한 해외 골프여행의 기회를 가졌다. 너무나도 설레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4월 17일 대구를 출발해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2월에 학교에서 실시한 해외연수로 치앙마이를 방문하기 위해서 도착했을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 겨울에는 한국에서의 추위로 동복을 입고 도착하여 공항에서 봄옷으로 갈아입었던 기억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한여름이 연상되는 무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로 불쾌지수가 올라갔지만 골프에 대한 기대가 이전 방문과는 또 다른 기분으로 반겨줬다.
◆첫날, 물거품 된 골프 하지만 악어가 기쁨 줘
4월 18일 첫날부터 골프를 즐기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골프여행 탐방 시 전 일정 골프를 즐기는 탐방계획이었으나 둘째 날만 파타야 근교의 Phoenix Golf & Country Club에 오전, 오후 36홀이 예약돼 있단다. 이것이 아닌데 하는 아쉬움과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에 대한 원망이 밀려왔다. 현지 가이드는 모든 일정은 다른 여행객과 동일하며, 셋째 날인 19일 산호섬의 자유여행 일정에 우리는 골프탐방이 계획됐다. '아! 어쩌란 말인가?'
선택의 여지 없이 다른 여행팀과 함께 방콕여행을 함께했다. 악어공원, 호랑이공원 등 현지 가이드가 설명하는 여행일정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전 일정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별 관심이 없었다. 점심식사 후 이동하면서 보게 된 태국의 농촌풍경이 왠지 평온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마음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즐기자.
여행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동하면서 접하게 되는 풍경에서 태국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더 넓은 국토, 풍부한 자원, 언젠가는 엄청 빠르게 발전하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 조금 풍요로워졌다고 방심하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도 들었다.
특히 태국은 방문하는 여행지마다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한국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나 유럽에서 온 관광객의 수도 많았다. 관광지의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으나, 태국 사람들이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친절함과 미소는 태국의 관광산업이 발전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전통 수상시장을 구경할 때는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같은 느낌을 받았고, 절벽에 새긴 황금부처상을 볼 때는 같은 불교권으로서의 문화적 동질성도 느껴 더욱 친근함을 주었다.
저녁에 도착한 숙소인 촐찬파타야 호텔은 여행으로 지친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더없이 좋은 풍광을 가지고 있었다. 방에서 내려다보면 야외 수영장이 더없이 아름답고, 열대 야자수가 즐비한 해안의 비치는 더욱 이국적이었다.
◆피닉스(불사조)CC에서 골프의 진수 맛봐
19일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골프탐방이 시작됐다. 자동차로 30여 분 이동한 후 Phoenix Golf & Country Club에 도착했다. 피닉스 골프장은 총 27홀 규모의 오션, 레이크 그리고 마운틴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약간의 산악 지형의 코스로 전체적인 골프장 관리 상태 및 클럽 하우스 등은 타 리조트 골프장보다 나은 상태라고 하니 정말 기대가 됐다. 골프장에 도착한 우리를 반기는 클럽하우스는 우리나라의 골프장에 비하면 다소 초라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수수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내방객이 없었고, 대기하던 캐디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줬다.
2인 플레이가 가능했다. 1인 1캐디, 1전동카트가 배정됐다. 여유롭게 골프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여름이라 무더운 날씨였지만, 전통카트로 이동할 때 불어오는 바람으로 더위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현지 가이드는 "태국이 현재 한여름이라 무더위로 지칠 수 있으니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충고를 주었으나 하늘이 도운 탓인지 더위를 모르고 여유로운 라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잔디가 한국과 달라 페어웨이가 그린과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다소 적응이 되지 않아 아이언 샷을 할 때 조금은 애로가 있었다. 스코어보다 즐긴다는 생각으로 라운딩하였기에 매 홀마다 즐거움이 배가 되었고, 특히 다른 플레이어가 없어 한국에서 이야기하는 '황제 골프'를 경험했다.
얼마나 많은 한국의 골퍼들이 다녀갔는지 캐디들이 그린에서 한국어로 퍼팅 라인을 설명해 주었기에 더없이 편안한 라운딩을 즐길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을 골프를 경험한 날이었다.
저녁에 호텔에 돌아온 후 일행들과 만나 시내구경을 하였다. 트랜스젠더들의 공연인 티파니 쇼, 한국관광객이 많아서 특별히 한국인을 위한 부채춤과 원더걸스의 히트곡인 '노바디'에 맞춰 춤을 추는 외국관광객에 대한 배려도 느껴졌다. 마지막 공연자의 공연은 트랜스젠더의 애환과 성적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연이었던 것 같다.
쏭크란은 이번 여행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태국의 물축제인 쏭크란은 한 해를 시작하는 새해에 시작이 되며, 조상을 생각하는 숭배의 의미와 가족들 간의 사랑의 의미가 다 같이 존재한다고 한다. 더러운 것들과 액운을 씻어낸다는 중요한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골프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많았기에 다소의 실망감도 있었다. 보다 많은 골프에 대한 체험을 해보고 싶었었다. 현지인들의 골프에 대한 문화도 체험해 보고 싶었으나 아쉽게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골프가 일부 계층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켜줄 수 있는 관광상품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글·사진 예병환(51·대구대 강사), 양재열(55·경북대 강사) 씨-사진붙임(왼쪽이 예병환 씨).
★후원 및 문의:고나우여행사(053-428-8000)·하나투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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