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마 오는데… 대구서 세슘 검출

日 후쿠시마 방사능 물질, 한반도에 몰려올까 걱정

여름 장마와 태풍을 앞두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의 한반도 상륙 가능성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장마는 통상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 사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본격화하고 태풍은 6~8월 사이 10여 개가 발생해 이 중 2, 3개는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원전 및 기상 전문가들은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이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 일본으로 북상하면 동풍이 발생해 한반도로 방사성 물질이 날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달 29일 오전 10시부터 30일 오전 10시까지 대구와 부산, 강릉 등지에서 발견된 방사성 세슘(Cs-137, Cs-134)은 최근 일본에 불어닥친 태풍 '송다'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태풍 송다는 북상하다가 지난달 31일 일본 오사카 남쪽 280㎞ 해상에서 소멸했지만 태풍의 영향을 받아 불안정해진 대기가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방사성 물질을 몰고 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대구는 이날 Cs-137이 0.0582m㏃/㎥, Cs-134는 0.0433m㏃/㎥이 각각 검출됐다. 강릉에서는 이보다 많은 Cs-137이 0.0816m㏃/㎥, Cs-134가 0.0598m㏃/㎥ 각각 검출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강릉에서 발견된 세슘의 경우 사람이 1년 동안 받는 방사선량으로 계산하면 0.0000422mSv(마이크로시버트)로, X-선 촬영 때 받는 방사선량(약 0.1mSv)의 2천400분의 1 정도로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일본은 원전 건물과 부지에 쌓인 방사성 물질이 태풍을 타고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산방지제를 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비산방지제는 바람을 타고 확산되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장마철 폭우에 따른 방사능 오염수 증가로 인해 생기는 지하수 오염과 해양 누출 확산까지는 방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북대 민경덕 명예교수(천문대기과학과)는 "본격적인 장마철과 태풍철이 오기 전에 일본 방사능 물질을 완벽하게 봉쇄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유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대 서균렬 교수(원자핵공학과)도 "장마철이 오고 태풍이 불면 공중에 떠 있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부유물이 내릴 수 있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바람이 중심(태풍의 눈)으로 모이는 성질이 있고, 일본을 거쳐 온다고 해도 방사성 물질이 비에 녹아 한반도에 도달하는 양은 극히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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