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올해 첫도입 '진학적성검사'공개

논술보다 부담 줄어도…깊이있는 사고력 요구

올해 새로 도입되는 경북대 '대학진학적성검사'(Academic Aptitude Test'이하 AAT)의 예시문항이 31일 공개된 가운데 지역 수험생들은 기존 논술시험에 비해 부담감은 덜했지만 문제풀이는 다소 까다로웠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대는 지난달 27일 대구 20개 고교의 고3학생 125명을 대상으로 AAT 모의고사를 치른 데 이어 31일 예시문항을 교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소유와 관련된 정의의 문제, 세계화의 의미, 고통'쾌락과 관련된 공리성과 행복의 양상 등을 제시문으로 한 3문항이 출제됐다. 자연계열에선 논리적인 추론을 하는 수학 문제, 부피와 밀도를 계산하고 위치를 추리하는 물리 문제, 심장과 혈관의 원리를 바탕으로 심장 박동에 대한 이해를 측정하는 생물 문제 등 3문항이 출제됐다. 각 제시문마다 2, 3개가량의 소문항이 세트를 이뤘고, 100자 이내 약술 또는 빈 칸 채워넣기로 구성됐다.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 사이에선 쉬웠다는 의견과 어려웠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대건고 김영철(인문) 군은 "타 대학의 적성검사에 비해 논술에 가까운 형식이었지만, 윤리, 경제 등 학교 수업에서 접한 제시문들이 나와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실제 시험에서 이 수준으로 출제된다면 학교 심화학습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신고 이재렬(인문) 군은 "'반박해보시오' '비판해보시오' 등 깊은 사고를 요하는 식으로 출제돼 짧은 시간 안에 답을 적기가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정화여고 김지희(자연) 양은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나와 기존 논술보다는 쉬운 편이었지만 '예상 밖으로 어려웠다'는 친구들도 많았다"고 했다.

입시전문가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대구통합교과논술지원단의 한준희 교사(경명여고)는 "제시문은 교과서 내용과 결부돼 전반적으로 평이했지만, 문제가 논리를 정리해 비판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평소에 이런 준비를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도 "작년까지의 경북대 논술고사가 긴 글을 쓰는 형태여서 AAT는 다소 쉽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비판적인 사고 훈련이 꼭 필요하고 기출문제 풀이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이번 AAT 모의고사의 채점이 끝나는 대로 이달 중순쯤 예시문항 해설을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경북대 유기영 입학관리본부장은 "채점 결과를 토대로 AAT시험의 난이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학교 수업을 충실히 한 수험생이라면 주어진 문제만 읽고도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대는 오는 2012년 대학입시에서 기존 논술시험을 폐지하고 AAT시험으로 신입생 1천여 명을 선발한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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