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탄력받는 메디시티 대구] <중>속도 내는 의료관광

싸고 질 높은 진료 한강이남 최고…해외환자 매년 두배씩 증가

지난해 대구 외국인 유치 실적이 전국 3위로 올라서면서 지역 의료관광산업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환자 유치 상위 10곳 중 9위에 이름을 올린 계명대동산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외국인 환자.(동산의료원 제공)
지난해 대구 외국인 유치 실적이 전국 3위로 올라서면서 지역 의료관광산업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환자 유치 상위 10곳 중 9위에 이름을 올린 계명대동산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외국인 환자.(동산의료원 제공)
대구 의료관광산업의 대표적 특화 분야로 꼽히는 모발이식.(경북대병원 제공)
대구 의료관광산업의 대표적 특화 분야로 꼽히는 모발이식.(경북대병원 제공)

2009년 4월 선포식을 가진 '메디시티 대구'의 양대 주력 엔진은 첨단의료산업과 의료서비스산업(의료관광)이다.

대구시는 그해 8월 동구 신서 혁신도시 부지 내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성공해 지역 첨단의료산업 육성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반면 의료관광 분야는 비전에 걸맞은 내용물을 창출하지 못해 '무늬만 의료관광도시'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의료관광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21세기 고부가가치산업. 대구의 잠재 경쟁력 역시 무궁무진한 분야다. 비약적 성장은 아니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고,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대구시 비전 역시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대구, 왜 의료관광인가?

헝가리 '소프론'. 인구 6만 명의 국경 도시로, 의료(치과)관광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2000년대 이후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영국 등지의 외국인 방문객이 매년 1만 명에 이르고, 연간 2천만~2천500만유로를 벌어들이고 있다.

소프론 치과관광의 최고 경쟁력은 저렴한 치료 비용이다. 헝가리 치과 치료비는 주변 유럽 국가의 절반 이하. 소프론 치과의원들은 외국인 환자가 공항에 도착하면 영어 통역 도우미가 마중을 나가 가격 견적을 컨설팅하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치과 방문과 병행해 관광 패키지 상품까지 판매한다.

소프론의 사례는 대구의 잠재 경쟁력을 대변한다. 세계 고령화와 맞물려 선진국 국민들은 보다 저렴한 해외 의료 시장을 찾고 있다. 근래 아시아 의료관광 허브로 자리매김한 태국이나 싱가포르 역시 물가 대비 높은 의료 수준이 최대 경쟁력이다.

비용적 측면에서는 국내 역시 뒤질 게 없다. 대한의학회는 국내 의료 수준이 미국의 76%, 일본의 85%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병원비는 미국, 일본에 비해 30~50% 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구 평균진료비는 입원환자 528만원, 외래환자 46만원 선으로 전국 평균(입원 656만원, 외래 54만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대구는 또 한강 이남 최고의 의료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병상 수를 기준으로 전국 양한방 협진 기관의 5.6%가 대구에, 12.8%가 경북에 집적돼 있고, 가격 대비 높은 의료 수준을 자랑한다.

◆속도 내는 대구 의료관광

의료관광을 비롯한 의료서비스산업은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의료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투입/산출) 비율은 48.7%로 제조업(27.4%)보다 훨씬 높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 세계 여러 국가와 도시들이 산업구조를 굴뚝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의료관광을 주요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구, 서울, 부산 등 국내 도시들이 의료관광 선점에 나서고 있는 이유도 산업구조 고도화에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의료 관광 육성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당시 시는 의료관광 1차 사업자를 모집했고, 경북대병원 모발센터'영남대병원'계명대동산의료원 등 23개 의료기관과 8개 여행사가 신청했다. 이후 시는 국가별 맞춤형 의료관광 패키지 상품 개발, 다국어 의료관광 홈페이지 구축 및 해외 언론 유치를 통한 현지홍보 등 적극적인 국내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왔고, 점차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의 2010년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 집계 결과 대구 외국인 환자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08년 1천303명, 2009년 2천816명에 이어 2010년 4천493명을 기록해 서울(5만490명), 경기(1만913명) 다음의 전국 3위 도시로 올라선 것. 부산(4천106명), 인천(2천898명), 전북(1천909명), 대전(1천693명) 등을 따돌리고 한강 이남 최고의 의료관광객 유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의료기관별로도 계명대동산의료원이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환자 유치 상위 10곳 중 9위에 이름을 올렸고, 효성병원은 병원급 순위에서 전국 5위에 선정돼 대구 의료관광 위상을 높였다.

◆대구 의료관광 비전

대구 의료관광산업은 지난 4월 보건복지부 지원을 확정한 '글로벌 의료관광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역 핵심기술로 모발이식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경북대병원 등 지역 우수기술을 보유한 11개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료관광 마케팅 추진에 나서겠다는 대구시 계획이 보건복지부 우수 선도 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지원의 기틀을 마련한 것.

글로벌 의료관광도시 사업의 핵심은 '모발이식'이다. 모발이식 수술은 평균 시술비용 600만원의 고부가가치 분야. 시술 전후 입원절차 없이 외래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시 부작용이 거의 없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합하다.

특히 기존 경북대병원 내 99㎡(30평) 규모에서 중구 문화동 노보텔 대구시티센터 6층 1천485㎡(450평)로 확장 이전한 모발이식센터는 대구 의료관광의 랜드마크로 집중 육성될 전망.

센터 확장 이전에 국비 15억원, 시비 15억원, 경북대병원 5억원 등 모두 35억원이 투입됐고, 국내'외 마케팅전문가 1명, 외국인 환자 통역'응대 등을 위한 코디네이터 2명(중국어, 일본어)까지 배치됐다.

시는 장기적으로 모발이식뿐 아니라 성형, 한방, 산부인과, 피부미용 등 경증환자 위주의 상품개발과 함께 다빈치수술(경북대), 관절치환(계명대), 치질(구병원), 혈액정화(보비스 병원) 등 지역 의료기관이 보유한 우수 중증질환 의료기술 개발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스톱지원센터 설치 및 의료관광 통역사 양성 등을 통해 의료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핵심 국가 위주의 팸투어 설명회를 병행해 의료관광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구시 의료산업팀은 "의료관광 산업은 정부가 17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대구시 의료관광 육성은 지역 의료 서비스 수준의 업그레이드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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