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캠프 캐럴 조사 '시간 끌기'…미군 조사 방식 "못 믿겠다"

고엽제 추가의혹 외면, 레이더 조사도 시늉만

칠곡군 왜관읍 주한미군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몰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한'미공동조사단의 기지 내 지표투과레이더(GPR) 조사가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군 측이 공개한 GPR 3대 중 1대만 가동해 조사가 더딘데다 고엽제 매몰 의심지역에 깊이 10m가량 판 뒤 화학물질을 묻었다는 당시 미군부대 근무자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지하 5~6m까지만 탐지할 수 있는 GPR을 사용해 조사결과에 대한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 측이 환경오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의지가 전혀 없으며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한'미공동조사단은 헬기장 구역에 대해서는 2일부터 4일간 레이더로 전부 스캔한 후 21일까지 데이터 분석을 완료하고, D구역에 대해서는 15일부터 조사를 시작해 7월 7일까지 완료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사단이 고엽제 드럼통 매몰 의심지역인 헬기장(1만4천400㎡)에 대해 이틀동안 조사를 벌였지만 실적은 20% 정도인 3천㎡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 측은 조사 첫날인 2일 GPR 3대를 공개했으나 실제로는 1대만으로 조사를 벌였고, 이튿날인 3일에도 나머지 2대는 가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 조사에 투입된 지표투과레이더의 경우 사람이 직접 손으로 끌고 다니며 땅속 스캔작업을 벌여야 해 작업 능률은 더 떨어지고 있다.

또 GPR은 진흙이나 소금기 있는 토양 등 투과되지 않는 지하의 물체는 탐지할 수 없는 단점을 지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장비인 전기비저항탐사기기(ER; 전기를 땅속으로 흘려 물체를 탐사하는 장비)는 아직 손도 한 번 대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측 조사단 관계자는"처음부터 캠프 캐럴로 반입된 GPR 장비의 조사심도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는데 그것도 사람이 손으로 끌고 다니는 GPR 장비 1대만으로 전체 약 3만3천58㎡(1만여평)에 달하는 조사구역을 어떻게 샅샅이 뒤지겠느냐"며 "다른 첨단장비 반입수를 늘리는 일이 시급하다"며 말했다.

하지만 미군기지 내 조사장비에 대한 추가반입이 필요할 경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협의를 거쳐야 해, 앞으로 캠프 캐럴의 조사장비 보강을 놓고 또다시 양국 간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진보연대(상임대표 백현국)는 3일 오후 캠프 캐럴 정문 앞에서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한 촛불문화제를 갖고 미군 측에 빠른 시일 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칠곡'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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