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세미나에 참석하려고 택시를 타니 초여름임에도 소나기가 내리고 하늘에서는 천둥번개가 친다. 올해에도 국지적인 집중폭우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해야겠다. 마침 우산을 챙겨오지 않아 조금이라도 비를 덜 맞겠다고 뛰어서 도착하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연초에 세운 '열심히 운동하기'라는 목표와는 달리 게으른 나의 몸이 절규하는 듯하다.
한참 세미나에 열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려 집중을 방해한다.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해놓는다는 것을 깜빡한 결과이다. 여러분들에게 미안했지만 옆에서 졸고 있던 분은 고마워하는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휴대전화가 울려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치과에서도 치료를 하다 보면 대기하는 분들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듣게 되는데 가끔은 치료에 집중이 안 될 때도 있다.
실제로 지하철이나 식당 등에서 타인의 휴대전화 대화가 유독 귀에 거슬리는 이유가 일방의 대화만 들림으로써 우리 뇌가 혼란을 겪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 뇌의 언어처리 기능은 한 말 다음에 어떤 말이 올 것인가를 예상하고 예측하는 능력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대화하는 두 사람 중 어느 한쪽의 말만 들리게 되면 그다음에 어떤 말이 올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면서 듣는 것 자체가 힘겨운 작업이 된다는 것이다.
한번은 치료 중에 휴대전화가 울려 나도 모르게 가운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찾았으나 없었다. 자세히 보니 직원도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환자분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찾으려고 주머니를 뒤적이고 있었다. 아마 무의식중에 모두 자신의 휴대전화로 착각한 듯하다. 최근 다양한 기능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잠시라도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휴대전화 중독증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식사시간에도 휴대전화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계속 주시하면서 문자를 주고받고 하는 직원이 있어 주의를 준 적이 있는데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다.
대구의 초등학생 200여 명에게 물어보니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오면 불안하고 신경이 쓰인다고 답한 비율이 30%였다고 하고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밥을 먹거나 심지어 공부를 할 때도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을 줄 모른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가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무선 전자기장이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발표해 모두들 휴대전화 전자파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편리한 휴대전화지만 가끔은 모두의 건강을 위해 끄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올여름에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을 찾아 휴가를 보내고 싶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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