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호색한 수카르노

영웅은 호색(好色)이라 했던가. 인도네시아의 독립 영웅이자 초대 대통령이며 비동맹 운동을 탄생시킨 국제적 정치가 수카르노가 딱 그랬다. 수많은 아내와 정부를 두었고 해외 나들이 때는 반드시 젊고 예쁜 여자를 찾았다. 52세에 자신의 누드집을 펴내 물의를 일으켰던 3번째 아내 데위 역시 일본 방문 때 일본 정부가 '친선'을 위해 '선물'한 여인이었다. 그때 그녀의 나이 19세였다. 오늘날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것도 이 친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1901년 오늘 태어났다. 고교 때부터 민족 운동에 투신해 조국을 네덜란드로부터 해방시켰으나 가난과 혼란에서는 구해내지 못했다. 공산당과의 연합에 반발한 군부의 쿠데타로 실각한 뒤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당한 채 1970년 자택에서 쓸쓸히 죽었다. 그의 호색 취미는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중국은 비밀경찰을 통해 그의 애정행각을 촬영해 후대에까지 전해줬다. 소련의 흐루시초프는 타스통신의 보고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그가 벌거벗은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필름을 보고 대경실색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많던 아내와 애인은 그가 권력을 잃으면서 모두 떠나갔고 그가 사망할 때 곁을 지킨 아내는 단 한 명뿐이었다. 정경훈 논설위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